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 신속 통과 관련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 신속 통과 관련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제출을 앞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기싸움에 들어갔다. 여야가 다음 달 10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키로 합의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응급 수혈을 위한 신속한 심사에 방점을,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겨냥한 '퍼주기' 논란 차단을 위한 꼼꼼 심사에 무게를 뒀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한 달을 넘어가면서 기름값, 환율, 주가, 물가 등 모든 지수가 요동치고 있다"며 "이번 추경은 고유가, 고환율로 직접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과 기업을 살리는 응급 수혈 추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루라도 늦으면 그만큼 더 많은 국민이 쓰러진다"며 "추경의 신속 처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중동발 에너지 쇼크가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주고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다"며 "국민이 겪는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신속한 추경이 중요하다"며 "(이번 추경은) 중동 전쟁 위기로부터 경제를 살리고 산업은 지키면서 민생을 회복시키기 위한 추경"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속도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초 15조원에서 20조원을 말하던 정부 추경안"이라며 "불과 며칠 사이에 추경 예산이 대폭 증액된 것 자체가 이미 지방선거를 겨냥한 매표용 추경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쟁 추경을 명목으로 '선거용 묻지마 퍼주기 추경안'을 편성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추경 역사상 가장 빨리 처리하겠다는 민주당의 속도전에 명확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정희용 사무총장도 "추경을 둘러싼 우려가 적지 않다"며 "중동 사태 장기화는 경기 침체와 세수 감소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추경 이후 대규모 재정이 한꺼번에 풀릴 경우 고환율과 고물가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고 말했다.

여야는 내달 10일까지 국회에서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이를 위해 내달 2일 추경 관련 시정연설, 7∼8일 예결위 종합정책질의 및 부별 심사 등을 진행한다.

다만 국민의힘은 일정에 합의했을 뿐 추경안 내용에 대해선 면밀히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심사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박형수 의원은 "어마어마한 국민 혈세를 속도전에 매몰돼 졸속 처리하려 한다는 것은 지극히 무책임하고 경솔한 발상"이라며 "시일은 촉박하지만 최대한 꼼꼼하게 추경안을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방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