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行 운송료 4배 폭등…"車 한 대당 250만원 더 내야할 판"
중동 전쟁에 뱃길 막힌 13조 중고차 시장
우회 항로 찾아도 물류비 폭탄
판매대금 안들어와 '돈맥경화'
재고 쌓이면서 시세 30% 급락
부품 가격까지 '도미노 하락세'
우회 항로 찾아도 물류비 폭탄
판매대금 안들어와 '돈맥경화'
재고 쌓이면서 시세 30% 급락
부품 가격까지 '도미노 하락세'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하자 UAE에 집중된 수출 구조가 중고차업계 발목을 잡고 있다. 두 항구에 가려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야 하는데, 이란의 공격으로 이곳을 통과할 방법이 없어서다.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으려면 대체 항구인 코르파칸항을 지나 육로로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문제는 이 길을 택하자니 가뜩이나 운송료가 치솟은 가운데 추가 육로 이동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 네 배 오른 운송비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한 이후 중고차 수출 업체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전쟁 시작(지난달 28일) 전에 중동행(行) 선박을 띄운 업체는 피해 금액을 가늠할 수도 없다. 선박 대부분이 한 달 이상 인도양과 호르무즈해협 주변 바다에 떠 있다. 이들 업체는 기존 운송료 외에 전쟁 보상비 등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 전쟁 위험을 이유로 컨테이너를 홍콩 또는 스리랑카 항구에 임의로 내려놓은 사례도 있다.
수출 업체들은 UAE로 가는 우회 항로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우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UAE행 운송료가 치솟았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려해운이 공지한 UAE 대체 항구인 코르파칸항까지의 운송료는 컨테이너당 5500달러로 치솟았다. 평상시 운임인 1500달러의 네 배에 달한다. 여기에 코르파칸항에서 육로로 두바이 인근까지 이동하는 비용 1000달러와 항만 보관료 등을 더하면 총운송료는 컨테이너당 7000달러까지 오른다. 컨테이너당 중고차가 3~4대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에 대당 50만~60만원이던 운송료가 262만~350만원으로 뛴 셈이다. 중고차 수출업체 오케이티의 오일성 대표는 “1000만원짜리 중고차를 사서 판매하는 수출 업체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 “수출 업체 지원 나서야”
중동행 수출 시장이 멈추자 중고차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중고차 업체들은 판매 대금을 받아 다른 중고차를 매입해 왔는데, 이들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15년형 BMW 5시리즈는 600만~700만원에 거래됐다. 주행거리와 연식이 비슷한 차량이 지난 2월 800만~9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20~30% 하락한 것이다. 2016년식 KGM 티볼리 역시 같은 기간 600만~70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 떨어졌다.중고차 매매업체 케이카는 전쟁 여파로 다음달 중동에서 인기가 많은 GV80, GV70, 팰리세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벤츠·BMW 등의 중고차 가격이 3~5%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중고차용 부품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중고차 수출 업체들은 연식이 오래된 차량을 판매할 때 수리를 위해 부품을 함께 사서 보내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긴급 자금 대출 등 중고차 수출 업체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