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밝히면서 과거 북한의 핵동결 절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2008년 6월27일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사진=한경DB
북한 외무성이 오는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밝히면서 과거 북한의 핵동결 절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2008년 6월27일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사진=한경DB
북한이 지난 20년 동안 여섯 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지역 출신 북한이탈주민(탈북민) 4명 중 1명꼴로 방사선 피폭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염색체 변이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가 2024년에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구 화성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탈북민 35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 검사를 진행했다. 이 중 12명(34%)에게서 방사선 노출에 의한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염색체 이상 정도를 측정해 과거 평생 누적 피폭선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진단검사(생물학적 선량평가)인 '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 결과, 12명에서 최소검출한계(0.25 Gy) 이상 값이 나왔다. 최근 3~6개월간 노출된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서는 모두 최소검출한계 미만 값을 보였다.

이는 이들 12명이 검사 6개월 이전까지 노출된 방사선에 의해 염색체 변이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들 12명 중 방사선 피폭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암 발병자는 현재까지 없었다.

지난해 검사받은 탈북민 59명 중 15명이 생물학적 선량평가에서 염색체 이상 가능성을 보였다.

통일부가 결과를 공개했던 2023년을 포함한 지난 3년간 검사 인원 총 174명 중 44명, 즉 1차 핵실험(2006년 11월) 이후 풍계리 인근에서 탈출한 주민의 25%가 핵실험 피폭에 의한 방사능 이상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다만 안정형·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로 측정하는 염색체 변이는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의료 방사선, 흡연으로 인한 유해 화학물질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결과가 핵실험에 따른 피폭과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탈북민 피폭 검사 사업을 수행한 원자력의학원 측은 "조사의 한계 탓에 현재로선 어떤 요인으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특정할 수 없다"며 신중한 의견을 더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