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완성차 도요타는 왜 사장을 바꾸나 [신정은의 모빌리티워치]
도요타 핸들잡은 곤 겐타
숫자로 보여주는 '재무통'
도요다 회장 비서로 8년간 일해
숫자로 보여주는 '재무통'
도요다 회장 비서로 8년간 일해
도호쿠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곤 겐타는 1991년 도요타에 입사해 경리·재무 부문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연구개발이나 생산 현장을 거치는 도요타의 최고경영자 코스와는 다른 길이었다. 그는 회사의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환율 변동, 글로벌 생산 재편, 대규모 투자와 비용 관리가 동시에 요구되는 국면에서 곤 겐타는 재무 전략의 핵심 실무자로 존재감을 키웠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화려하지 않다. 직급과 부서를 가리지 않고 상대 이름을 부르며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븐시티에서 메이드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중학생에게 ‘우븐 시티 명함’을 건네며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그의 성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거래 금융회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공정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불린다.
곤 겐타의 이름이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계기는 도요타의 두 가지 핵심 프로젝트다. 하나는 우븐시티의 건설 및 운영, 다른 하나는 도요타 그룹의 뿌리 기업인 도요타자동직기의 비상장화다. 당시 도요타자동직기의 공개매수(TOB) 가격을 둘러싼 시장의 비판이 거셌던 상황에서도 그는 “비판이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가격이 낮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온화한 태도 속에서도 할 말은 하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뒤따른 이유다.
자동차 제조사의 상장 계열사의 비상장화는 흔치 않은 사례다. 나카니시 타카키 나카니시자동차산업리서치 대표 애널리스트는 “수년간 실적 호조로 도요타 주가가 상승하면서 행동주의 주주들의 요구가 거세졌다”며 “경영전략 구상의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재무 출신 사장의 등장이 ‘펀 투 드라이브(FUN TO DRIVE)’라는 도요타의 모토를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곤 겐타는 “변화는 없다. 돈은 비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개발을 이끄는 것은 엔지니어이고, 자신의 역할은 그들이 충분히 투자받고 집중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전기차 경쟁 심화 등 자동차 산업은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곤 겐타는 이 거친 환경 속에서 도요타의 ‘체력’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도요타가 지금 선택한 리더는 숫자로 길을 만들고, 속도를 조절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인물인 것이다.
도요타는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순이익이 전기 대비 25% 감소한 3조5700억엔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종전 예상치(2조9300억엔)보다 상향 조정했다. 미국 관세에도 하이브리드카를 중심으로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었다.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50조엔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