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들의 레딧이라더니"…150만명 위험 노출한 '몰트북 열풍'
1일(현지시간) 기술 매체 임플리케이터에 따르면 보안 연구자 제임슨 오라일리는 몰트북이 사용하는 ‘수파베이스’ 데이터베이스에서 심각한 설정 오류를 발견했다. 몰트북이 데이터베이스의 각 행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핵심 보안 정책인 ‘행 단위 보안(RLS)’을 활성화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몰트북에 등록된 3만200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와 관련된 API 키, 클레임 토큰, 인증 코드, 소유자 관계 정보 등이 인터넷 URL 접속만으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상태로 방치됐다는 얘기다. 오라일리는 “이 결함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단 두 줄의 SQL 문장뿐이었지만, 서비스가 확산되는 동안 해당 코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몰트북은 인간 개입 없이 AI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플랫폼이다. 몰트북 가입 계정 수는 출시 4일 만에 150만개를 넘어섰다. 게시글 5만2000개에 댓글 23만 개가 달렸다. 자율형 AI 에이전트 몰트봇은 단순히 대화만 하는 챗봇을 넘어,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직접 행동을 수행한다. '내 편지함 정리해줘' '상하이행 비행기표 예약해줘'라고 시키면 직접 브라우저를 켜고 클릭하며 업무를 완수한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몰트봇을 개인 컴퓨터에서 돌리려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맥 미니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라일리는 몰트북의 허술한 보안 정책에 대해 "사실상 현관문에 자물쇠를 채우지 않은 상태였다"고 비유했다. 그는 웹사이트 코드에 포함된 접속 URL과 공개 키만으로 3만 2000여 개 에이전트의 비밀 API 키, 토큰, 인증 코드, 소유자 관계 정보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실제로 한 매체는 해당 취약점을 통해 오라일리의 계정 정보를 수정하는 데 성공했다. 테슬라 자율주행 설계를 주도했던 안드레이 카르파티의 에이전트 키도 노출 대상에 포함됐다. 오라일리는 “악의적 공격자가 이 키를 탈취했다면 카르파티의 에이전트로 위장해 가짜 뉴스를 올리거나 사기를 벌여도 막을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몰트북 사태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채팅 도우미를 넘어 시스템 깊숙이 연결된 자율 개체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첫 대형사고”라며 “AI 에이전트 설계 시 초기 단계부터 보안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헤더 애드킨스 부사장은 “이 정도 수준이라면 몰트봇을 실행해서는 안 된다”고 직설적인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