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워시는 매? 주식·채권은 탐색전, 은 "모두 탈출"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워시의 정체, 도대체 뭐냐
마침내 Fed를 이끌 차기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가 지명됐습니다. 워시는 모건스탠리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맡기도 했고, 지금은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케인캐피털에서 파트너로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워시를 의장으로 지명하려 했고, 작년에는 재무장관 후보로 고려하기도 했죠.
그의 최근 생각은 작년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드러납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인플레이션에 대한 ‘도그마(dogma)’를 재고해야 한다
=급격한 성장이나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정부가 과도하게 지출하고, 과도하게 돈을 찍어낼 때 발생한다. 월스트리트에는 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풀린 반면, 메인스트리트에서는 신용이 너무 빡빡하다.
② Fed의 '비대해진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라
=대신 Fed는 금리를 인하해 가계와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③ AI의 혜택을 인정하고,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접어라
=AI는 생산성을 높이고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이 될 것이다.
④ 소형 은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라
=Fed는 소형 은행들을 불리하게 대우해 왔으며, 그 결과 실물경제로의 신용 흐름이 둔화했다.
⑤ 글로벌 은행 규제는 잊어라
=은행에 대한 바젤협약은 미국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 미국을 은행들이 비즈니스를 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만들면, 대출이 더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겠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TJM인스티튜셔널서비스의 데이비드 로빈 채권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낮추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은 인물을 임명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인하를 요구하는 적은 부적절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도 "워시는 금리 인하를 원한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라고 했습니다. 드러켄밀러는 "케빈을 항상 강경한 매파로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그가 양쪽 입장을 모두 보이는 것을 봤다"라고 했고요.
그래서 청문회 등에서 나올 향후 발언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크레디아그리콜의 발렌틴 마리노프 외환 전략 총괄은 “관건은 워시가 얼마나 ‘완화적’일 것인가다. 향후 몇 차례 공식 발언과 인준 청문회가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워시를 이념적 매파라기보다는 실용주의자로 평가한다. 올해 생산성 향상 가설을 바탕으로 확고한 비둘기파적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2027~28년께 발생할 수 있다. 생산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인플레이션이 올라가면 매파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워시가 매파적이든 비둘기파적이든 원하는 대로 Fed가 따를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워시가 FOMC의 동의를 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다. FOMC 위원 대다수가 금리를 3%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지지할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 그가 비전을 구현할 수 있을지는 FOMC 구성에 달려 있으며, 만약 큰 폭의 인적 교체가 없다면 워시는 상당한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도이치뱅크도 "워시도 다른 의장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시장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지난 5년간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웃돌아온 상황에서 그럴 필요성이 더 크다. 의장이 위원회에서 단 한 표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에서, 6월 의장 교체 이후 정책이 눈에 띄게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회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JP모건은 "만약 의장이 한쪽 극단에 서게 된다면, 표결에서 패배하는 난처한 상황에 부닥칠 위험이 있다. 그런 사례는 1986년 이후로는 없었다"라면서 "기존 전망대로 Fed가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PPI 데이터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목표에서 더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추가 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금리가 중립에 있고, 경제는 부양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애틀랜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2% 인플레이션으로 돌아갔다는 명확한 증거를 원한다"라고 했습니다. 반면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했던 크리스 월러 이사는 "여러 기업의 인력 감축 계획으로 인해 고용 상황이 크게 악화될 상당한 위험이 있다”라며 반대표를 던진 이유를 밝혔습니다.
워시 지명자의 발언을 청문회에서 들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법무부 형사 수사 탓입니다. 상원 은행위원회의 톰 틸리스 의원(공화당)은 워시에 대해 "통화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자격을 갖춘 후보"라면서도 "법무부의 파월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인준에 반대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상원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도 "법무부 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공화당이 워시 지명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2. 달러·장기 금리 상승…금,은 투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2~0.3%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워시가 약간 매파적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표출된 것이지요.
채권, 외환 시장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단기 금리는 내렸는데요. 장기금리는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졌습니다. 오후 3시 35분께 10년물 수익률은 2bp 오른 4.247%에 거래됐고요. 2년물은 2.4bp 하락한 3.527%를 기록했습니다. BMO의 이안 린겐 채권 전략가는 "워시는 다른 후보에 비해 장기 금리 통제를 위해 대차대조표를 쓸 가능성이 낮은 인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UBS는 "긍정적 펀더멘털과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금에 대한 투자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은에 대해선 "현 단계에서 투기성 자산으로 간주해야 한다. 투자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3. 소프트웨어 충격도 지속
4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 어제 10% 급락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등하지 못하고 오늘도 하락세(0.74%)를 이어갔습니다. 이를 구글에 밀리고 있는 오픈AI의 부진과도 연관을 짓는 분석도 있습니다. 오픈AI의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와 대규모 컴퓨팅 공급계약을 맺는 오라클의 시가총액은 작년 10월 28일 정점을 찍은 뒤 1조1000억 달러 줄었습니다. 오라클도 어제에 이어 오늘도 2.57% 떨어졌습니다.
샌디스크도 어제 역대급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2분기(2025년 10월~2026년 2월) 조정 주당순이익(EPS) 6.20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 1.23달러보다 404% 증가한 것입니다. 샌디스크는 이번 분기에는 EPS가 13달러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조 무어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산업을 30년간 분석해 왔지만, 지금처럼 강력한 상승세는 본 적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이제 이번 회계연도에 주당 62.68달러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는 목요일 실적 발표 전 추정치인 29.24달러의 두 배를 넘습니다. 샌디스크의 주가는 지난 1년간 1500% 올랐는데요. 그래도 현재 올해 예상 순이익의 10배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4. 주말에 이란 공격할까
주말 사이에 이란을 공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퍼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함대보다 훨씬 더 큰 규모다"라고 밝혔습니다.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해 전함이 최대 25척이 추가 배치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합의를 원한다"라면서도 "합의가 없으면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라고 경고했습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 JP모건 리서치 헤드는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시장 마감 뒤 공격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 주말에 이란 공격이 있을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5. 신임 의장의 저주? 변동성↑
금, 은 폭락세가 분위기를 악화시키면서 주가 내림세는 깊어졌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43%, 나스닥은 0.94% 내렸습니다. 다우는 0.36% 하락했습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은 1.55% 떨어졌습니다.
통상 새 의장이 취임하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트레저리파트너스의 리처드 사퍼스타인 CIO는 "투자자들이 새 의장의 목소리와 시장에 전달하는 메시지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의장 교체 시기에는 변동성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에도 그런 일들이 있었죠. 데이터트랙리서치는 이를 '신임 의장의 저주'라고 부르는데요. 역대 의장 대부분이 취임 첫해 위기에 직면하거나 자신의 발언으로 시장 불안정을 초래했다는 겁니다. 1979년 임명된 폴 볼커 의장은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경제가 불황에 빠졌고요. 1987년 임명된 앨런 그린스팬 의장은 그해 10월 19일 블랙먼데이 사태를 겪었습니다. 2006년 취임한 벤 버냉키 의장의 경우 2007~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고요. 2018년에 의장이 된 파월은 그해 말 자산감축에 대해 "오토파일럿(자동으로 지속된다)"이라고 했다가 그해 12월 뉴욕 증시가 한 달 동안 20% 폭락하는 사태를 겪었습니다. 데이터트랙리서치는 "시장이 새로운 의장의 통화 정책 기조(매파 vs. 비둘기파)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포지션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 자체가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신임 의장은 종종 인플레이션, 자산 거품, 경기 침체 위험과 같은 취약한 상황을 물려받는다고 봤고요. 시장은 Fed 메시지에 매우 민감하므로, 새 의장의 어조나 지침의 작은 변화조차도 큰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6. 1월 고용 '안정성' 확인할까
다음 주 4분기 어닝시즌이 이어집니다. 3일 AMD 슈퍼마이크로 4일 알파벳과 ARM홀딩스 퀄컴 우버 5일 아마존과 IREN 로블럭스 레딧 등 주요한 기술주 발표가 이어집니다. 또 머크 화이자 암젠 펩시코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등 많은 기업이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주목해야 할 다른 지표로는 ISM의 제조업(2일)과 서비스업(4일)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입니다. 웰스파고는 1월 ISM 제조업 지수는 12월의 47.9에서 48.7로 소폭 상승하고요. ISM 서비스 지수는 54.4로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