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 들고 갔다가 '대박'…'1190원' 슈카 소금빵 일 냈다 [현장+]
원조 맛집 두고 '오픈런'
"2만원대 두바이 케이크 품절될까 일찍 와"
"2만원대 두바이 케이크 품절될까 일찍 와"
매장 창문에는 '10시 오픈! 오전 9시 30분부터 캐치테이블 웨이팅 가능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현장 웨이팅을 걸 수 있는 오전 9시 30분부터 기다렸다는 김모(32) 씨는 "주말에는 웨이팅이 많다고 해서 휴무 날에 맞춰 오늘 왔다"며 "예전에 '슈카 베이커리'로 유명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저렴하다니까 오늘 3만원 정도 써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40대 남성 A씨는 "원래 빵투어를 안 다니는데 워낙 싸기로 유명하니까 궁금해서 왔다"며 "야간 일이 지금 끝나서 집 가는 길에 들러봤다"고 말했다.
4000원 넘는 빵 없어…"케이크 품절 될까 봐 오픈런"
ETF 베이커리는 지난해 8월 슈카월드가 공간 브랜딩 기업 글로우서울과 함께 운영한 팝업스토어로 출발했다. 당시 990원 소금빵과 1990원 식빵 등 시중가의 약 3분의 1 수준 가격으로 빵을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일부 제빵업계에서는 이러한 가격 전략이 자영업자를 '폭리 상인'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며 반발이 제기됐고, 팝업스토어는 개장 8일 만에 운영을 종료했다. 한국제과기능장협회 역시 업계 전반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우려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내기도 했다.
이후 ETF 베이커리는 관련 논란을 정리한 뒤 지난해 12월 10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 정식 매장을 열었다. 한국제과기능장협회 관계자는 "글로우서울과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며 "이해관계와 관련한 문제는 원만히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ETF 베이커리는 유정수 대표가 이끄는 글로우서울이 단독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 입장한 고객 다수는 케이크 매대로 향했다. 매장이 문을 연지 5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케이크 매대는 일부 바닥을 보였다. 20대 여성 B씨는 "두바이 케이크가 품절될 까봐 오픈 시간에 맞춰 왔다"며 "지난번에도 왔었는데, 오늘은 두바이 케이크가 궁금해서 왔다. 지금 케이크랑 빵 다 골랐는데 4만원 정도 나왔다"고 말했다.
매장 내 빵 가운데 4000원을 넘는 제품은 없었다. 가장 비싼 빵은 3980원으로, 잠봉 포카치아 오픈 샌드위치와 단호박 크림치즈 깜빠뉴, 쑥쑥 크림빵 등이 해당됐다. 단품 빵 7개를 골라도 쇼핑백 가격 200원을 포함해 총액은 2만4780원에 그쳤다.
외국 관광객도 인지한 ETF 베이커리…"다음에 또 올 것"
같은 날 오전 9시 50분, 아티스트 베이커리에서 웨이팅 중이던 일본인 후루카 하루카(26) 씨도 ETF 베이커리를 알고 있었다. 그는 "오늘 일본에 가야 해 시간이 없어서 아티스트 베이커리 웨이팅이 길어지면 ETF 베이커리를 가려 했다"며 "안국동의 빵집 소금빵들을 먹어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유명 빵집이 몰려있는 안국동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차별화를 둔 전략이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