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모든 정보 털렸다고 가정해야…정부 차원 '소버린 보안' 필요"
이병영 서울대 교수·신종호 LG전자 연구위원 인터뷰
AI시대 해킹집단 수법 정교해져
매일 완전범죄 노린 살인자 같아
잡는게 아닌 매일 모든 곳 방어
정부조차 보안 재하청 관행 여전
MS 보안전문가 400명 해고 열외
AI시대 해킹집단 수법 정교해져
매일 완전범죄 노린 살인자 같아
잡는게 아닌 매일 모든 곳 방어
정부조차 보안 재하청 관행 여전
MS 보안전문가 400명 해고 열외
▷해커를 잡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신 위원=범행에 사용한 옷이나 도구 같은 증거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범죄 현장을 싹 정리한 살인범을 생각해보라. 전문 해커 집단은 이 같은 일을 매일 한다고 보면 된다.
▷검거가 아니라 막는 것조차 버거울 것 같다.
이 교수=막는 쪽에선 해킹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최근 인공지능(AI)산업이 성장하면서 ‘공격 표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방어자는 모든 구멍을 막아야 하지만 공격자는 한 번 뚫기만 하면 되는 ‘디펜더스 딜레마’가 커진다.
▷해커들이 무엇을 노리는지 궁금하다.
이 교수=해킹도 투자수익률(ROI) 게임이다. 보안을 뚫고 원하는 정보를 얻으려면 그만큼 돈을 들여야 한다. 스마트폰도 몇백억원을 들이면 뚫을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일 뿐이다.
▷개인 피해는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이 교수=에이전트AI 시대엔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이야 많은 정보가 유출돼도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AI가 사용자 대신 각종 일상을 대신해주는 에이전트AI 시대가 찾아오면 프롬프트 인젝션 같은 공격을 통해 에이전트가 잘못된 지시를 따르도록 유도할 수 있다.
▷통제 불능이 된다는 뜻인가.
신 위원=기존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입력-출력 중심이라 사람들이 보안 위협을 과소평가했다. 그런데 에이전트가 개인의 히스토리(이력)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다루게 되면 프라이버시가 훨씬 중요해진다. 게다가 여러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면서 통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나.
이 교수=기술적으로는 가능한데 사용자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AI가 특정 행위를 할 때마다 사용자 허락을 받도록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 텐데 그렇게 하면 AI라고 하기 어렵다. 게다가 매번 사용자에게 판단을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보안 효과도 크지 않다.
▷빅테크들은 어떤가.
신 위원=최근 빅테크가 AI 보안 기업을 많이 인수하고, 인력도 대규모로 충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만 해도 개발자는 대량 해고하면서도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 인력은 400명 수준을 유지한다.
▷한국은 보안 취약국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 교수=사실상 모든 곳에서 정보가 털렸다고 가정하고 원칙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정부만 해도 최저가 입찰제 때문에 보안에 생긴 구멍이 너무 많다.
▷그 밖의 산업 구조에 문제가 있는지 궁금하다.
신 위원=국내 소프트웨어(SW)업계는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구조다. 최소 세 단계 이상 내려간다. 현재 개선이 됐을지 모르지만, 예전에 한 국가 안보 기관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려는데 해당 업체가 망해서 어쩔 줄 몰라 한 일도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이 교수=최근 국내 기업 해킹 사태를 보면 신고가 늦은 데다 몰랐다고 하는 경우가 공통으로 발견된다. 이는 해킹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려는 유인이 크기 때문이다. 안 들키면 ‘생큐’인 환경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잇따라 대응책을 내놨다.
신 위원=기술 발전 속도는 빠르고 대응은 늦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선 원칙 중심의 방향성을 먼저 세워야 한다. 구체적으로 대응을 일일이 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어떤 기술에 적용되는 대원칙을 먼저 제시하고, 그 기반 위에 민간까지 보호할 수 있는 플랫폼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 이병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2009년 포스텍 컴퓨터공학 졸업
△2016년 미국 조지아텍 컴퓨터과학 박사
△2016년~2018년 미국 퍼듀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2018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 신종호 LG전자 소프트웨어센터 연구위원
△2009년 서울대 컴퓨터공학 졸업
△2015~2019년 국방부 시니어 보안 연구원·삼성SDS 시니어 보안 컨설턴트
△2024년~ LG전자 소프트웨어센터 연구위원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