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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희망퇴직'까지 간다…'8000억' 넘게 들였는데 '눈물' [분석+]
아시아 뷰티 공룡 日시세이도, 위기
2년째 적자…대대적 인력 감축
아모레·LG생건도 부진한 분위기 속
시장 공백 메우는 인디 K뷰티 업체들
2년째 적자…대대적 인력 감축
아모레·LG생건도 부진한 분위기 속
시장 공백 메우는 인디 K뷰티 업체들
고강도 구조조정 나선 시세이도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시세이도는 올해 연결기준 520억엔의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당초 60억엔 정도 이익을 볼 것으로 봤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지난해 108억엔 손실을 본 것에 이어 2년 연속 적자가 된다. 시세이도는 일본 현지에서 약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 작업에 돌입했다. 종신고용 문화가 강한 일본 대기업에선 보기 드문 상황. 미국 자회사에서도 300여명을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시세이도 측은 손실이 커진 주요 원인으로 2019년 약 900억엔을 들여 인수한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드렁크 엘리펀트’의 부진 탓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수 초기에는 ‘클린 뷰티’ 트렌드를 타고 반짝 인기를 끌었지만, 점차 신흥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올해 시세이도는 이 브랜드에서만 468억엔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전통 뷰티강자 잇따라 부진
시장에서는 이번 시세이도의 실적을 단순한 단기 부진을 넘어 글로벌 뷰티 산업의 성장 공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쓸어 담던 중국 ‘다이궁(보따리상)’들을 공략하던 아시아 뷰티 비즈니스 모델이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소비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다. 틱톡, 릴스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제품력과 스토리를 즉각 검증받는 환경에선 조직이 크고 의사 결정이 느린 전통 강자들은 방향 전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거대한 기업의 대규모 물량 공세가 통하지 않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국내 뷰티기업들 사정도 비슷하다. 한때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이었던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몇 년째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각 사에 따르면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뷰티 매출은 3조8851억원, LG생활건강은 2조8506억원이다. 전성기인 2021년 대비 각각 20.1%, 35.8%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5.8%, 83.3%씩 줄었다. 그나마 중국 의존도를 낮춘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흐름 나아지긴 했지만 호황기 수준에 근접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K뷰티가 글로벌 대세
틱톡 숍 등 SNS 기반 온라인 플랫폼이 중소형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강력한 발판으로 활용되면서, 메디큐브와 아누아 등 브랜드가 아마존, 세포라, 울타 등에서 바이럴 콘텐츠를 오프라인 매출로 전환하는 추세다. 한국의 올리브영과 유사한 화장품 매장 울타(ULTA)는 지난 1분기 한국산 화장품 매출이 38% 급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2분기 들어서도 월가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는데 K뷰티 관련 파트너십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NIQ에서는 중소형 K뷰티 붐을 조명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K뷰티 붐을 주도하는 인구통계학적 요인은 고소득 아시아계 미국인 밀레니얼 세대이지만 더 광범위한 계층에서도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틱톡 숍의 글로벌 확장과 각 브랜드의 전략 개선에 힘입어 K뷰티 영향력은 내년에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뉴욕 패션기술대(FIT)의 델핀 호바스 교수도 CNBC에 "(미국 내) 한국산 화장품 시장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유통업체 간) 경쟁이 벌어진다"며 "한국산 화장품은 현재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