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불안한 고액자산가들…'10년간 연 5%' 달러보험에 꽂혔다 [전범진의 슈퍼리치 레시피]
25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화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보험료 기준 1조6812억원으로, 전년(7637억원) 대비 125% 급증했다. 외화보험의 인기는 올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통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화보험의 주 판매처인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달러 기반 외화보험 5135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693억원)의 두배에 가깝다.
외화보험은 일반 보험과 동일한 기본 구조를 갖고 있지만, 지불하는 보험료와 수령하는 보험금 모두 외화로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 전체 외화보험의 90% 가까이가 달러 기반 상품이기 때문에 금융권에선 달러보험이라는 표현이 외화보험과 동의어로 사용된다.
금리조건도 매력적이다. 신한은행이 지난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한라이프 달러보험의 경우, 10년간 연 5%대 확정이율을 보장한다. 금융권에선 외환보험을 주로 10년 동안 확정된 이율을 제공하는 거치형 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 유형의 상품은 주로 채권에 투자해 10년이 되기 전에 중도해약할 경우엔 시중 금리에 따라 환급금이 크게 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채권의 가격은 올라가기 때문에 환급률이 올라갈 수도 있는 구조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세계가 향후 몇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뉴노멀 시대'에 들어섰다는 주장에 동의하고, 10년간 납입을 유지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게 5%대 이자율을 고정할 수 있는 최근의 외화보험은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여기에 1인당 1억원까지 10년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있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합산되지 않아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금융권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거치형 달러보험은 철저히 자금간 납부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정 PB는 "외화보험은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가입금액이 1만달러로 정해진 경우도 다수"라며 "사회초년생은 물론, 자녀 교육이나 주택 구입 등으로 언제 큰 지출이 필요할지 모르는 중년층에겐 다소 이율이 낮더라도 달러예금이나 위험추구 성향이라면 미국주식 상품이 더 적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화보험 판매가 급증하자 당국도 경고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소비자 경보 '주의'를 내고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이 원화 환산 시점 환율에 따라 변동되고, 투자대상 해외채권 금리를 기반으로 만기환급금 적립이율이 결정되는 등 구조가 복잡하다"며 "계약해지 외엔 환율변동에 대처할 방안이 없는 만큼 가입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