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산토끼가 가르쳐준 '느리고 단순하게 사는 삶'
산토끼 기르기
최근 영국에서도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고 추천하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매트 헤이그가 ‘모두에게 추천할 만한 책’으로 꼽은 <산토끼 기르기(Raising Hare)>의 인기가 대단하다. 작년 9월 출간된 책인데도 1년 가까이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키고 있고, 주요 언론이 선정하는 ‘올해의 책’ 후보에도 올랐다. 자연 세계를 향한 경외감과 존중, 그리고 인간 세계에 대한 비판적 통찰을 아름답고 시적인 언어로 표현한 데다 자유, 신뢰, 이별, 상실, 인간과 자연의 관계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책은 길가에 버려진 토끼를 집으로 데려갈지 말지 갈등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챙기는 것조차 버거웠고, 다른 생명체를 책임지는 게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고민 끝에 토끼를 집으로 데리고 오지만, 언제든 자유를 찾아 떠나가도록 토끼와 적당한 거리를 뒀다. 이름도 지어주지 않았고, 털을 쓰다듬지도 않았고, 한곳에 가둬두지도 않았다.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작은 틈까지 내줬다. 하지만 토끼는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함께하는 동안 특별한 교훈을 안겨줬다. 토끼를 돌보는 일은 단순한 동물 보호를 넘어 삶의 의미를 되찾는 여정이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