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할 일 없어지겠네"…'AI 두뇌'가 바꿀 미래 병원 [영상]
자동화 시스템으로 진단 속도·정확도 높여
데이터센터 확보 등 AI 적용도 적극 확대
데이터센터 확보 등 AI 적용도 적극 확대
지난 7월 28~3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진단검사의학회(ADLM) 현장. 미래 병원 검사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스마트랩’이 이목을 끌었다. 자동화 시스템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결합된 진단 플랫폼은 속도와 정확도, 안전성 면에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었다.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아텔리카’ 플랫폼으로 맞불을 놨다. 하나의 시료로 20~30개의 검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아텔리카는 검사 항목 분류부터 품질관리, 유지보수까지 시스템이 스스로 처리한다. 리사 로즈 지멘스 헬시니어스 부사장은 “수작업을 최대 75%까지 줄이고, 검사실 운영 효율을 40%까지 높일 수 있다”며 “야간 인력이나 기술자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자동화 솔루션이 중요한 대안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씨젠이 유일하게 대규모 부스를 차려 유전자증폭(PCR) 자동화 시스템 ‘큐레카’를 공개했다. 검체 전처리 과정부터 분자 진단 및 결과 분석까지 전 과정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진행할 수 있는 제품이다. 씨젠 관계자는 “검사실 환경에 맞춰 조합과 배치가 가능해 모든 검사실에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은 단순히 속도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다. 수작업에 의존하던 기존의 진단 검사는 시료를 옮기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오염이 되거나 잘못된 튜브에 들어가는 등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기반 시료 추적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잘못된 튜브를 사용할 확률은 0.34%에서 0%로, 튜브를 누락시킬 확률은 13.72%에서 2.31%로 줄었다. 아밀리아 루이스 세라노 로슈 매니저는 해당 보고서에서 “업무 효율성과 신뢰도 향상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실험실 자동화 시장은 지난해 72조4000억 원 규모였으며, 2030년에는 122조5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실험실의 두뇌가 된 AI
지멘스는 AI 기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했다. 미국 뉴저지 프린스턴에 위치한 이 센터에는 100페타플롭스(PFLOPS)급 슈퍼컴퓨터를 갖추고 있다. 하루 1200건 이상의 딥러닝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멘스는 지금까지 70개 이상의 AI 기반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AI와 결합된 자동화 시스템은 한시가 급한 응급 현장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가령 지멘스 아텔리카 시스템은 고감도 트로포닌 검사를 통해 기존보다 1시간 이상 빠른 속도로 심근경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 AI 솔루션을 결합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예측하거나 심정지와 같은 중증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는 경고 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다.
로즈 부사장은 “AI와 자동화는 분석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 응급의료 현장에서 생명을 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