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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오페라는 질색이야"...웃음으로 완성된 '세비야의 이발사'
제 16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노블아트오페라 출품작 '세비야의 이발사'
노블아트오페라 출품작 '세비야의 이발사'
하고, 인생 마지막 공연처럼 무대를 뜨겁게 채운 성악가들의 몸짓과 표정을 다한 유쾌한 연기, 그리고 이에 화답한 관객의 박수와 환호 덕분이다.
제16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일환으로, 노블아트오페라단(단장 신선섭)이 제작한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가 6월 20일과 21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랐다.
로시니의 대표 희극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는 프랑스 극작가 보마르셰의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보다 앞선 이야기를 다룬다. 공통된 주인공은 재치 넘치는 이발사 ‘피가로’다. 이 작품에서는 피가로가 알마비바 백작과 젊은 로지나(훗날 백작부인)의 사랑을 이어주기 위해 활약한다.
이 오페라는 우리 귀에 익숙한 아리아로 유명하다. 바리톤 피가로의 “나는 이 거리 제일의 만물박사(Largo al factotum)”, 소프라노 로지나의 “방금 들린 그대 음성(Una voce poco fa)”, 베이스 바질리오의 “험담은 미풍을 타고(La calunnia)”는 오페라 팬은 물론 클래식 입문자에게도 널리 사랑받는 곡이다.
로시니의 천재적인 작곡 기법은 주인공뿐 아니라 조역들에도 독창 기회를 부여해 각 캐릭터의 개성을 극대화한다. 독창, 이중창, 삼중창, 육중창을 거쳐 합창으로 나아가는 음악적 구성이 인물 간의 갈등과 에너지를 유쾌하게 증폭시킨다. 유머가 스며든 듯한 반주부는 극이 긴박하게 전개되는 와중에도 관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알마비바 백작 역의 테너 서필은 ‘멋있어 보이기보다 망가지는 백작’을 작정한 듯 몸을 던졌다. 그의 연기를 보며, 로시니가 그린 알마비바 백작의 설정이, 실제로 위엄 있는 귀족층보다 서민적인 정서에 가까운 인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출을 맡은 김숙영은 로시니 음악의 리듬과 강세를 장면 마다 치밀하게 활용했다. 특히, 복잡한 앙상블 장면에서 음악과 유기적으로 맞물린 동선과 연기를 통해 인물 간의 관계와 성격을 효과적으로 부각시켰다.
지휘자 권민석은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무대 위 가수들에게 가사의 첫 마디를 조용히 불러주는 ‘수플뢰어’(프랑스어로 프롬프터를 뜻함)역할까지 직접 맡아가며 유연하고 안정적인 템포로 극을 이끌었다.
국·공립 오페라단보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여건에서 제작된 작품임에도, 노블 아트 오페라단의 '세비야의 이발사'의 작품성에 관객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공연이 끝난 후, 로비에서 만난 신선섭 단장은 “‘세비야의 이발사’는 2023년 9월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에서 처음 공연했고, 고양과 강동 공연을 거쳐 드디어 예술의전당에 입성했다”고 밝혔다.
조동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