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만 개 기업 가진 거대 경제권
그러나 단일시장 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했음에도 불구하고 EU 회원국 간 행정 절차와 법규의 차이는 여전히 남아 있다. EU 규정의 회원국 내 국내법 전환이 미흡하거나 규정이 일관성 있게 시행되지 않는 문제도 통합의 걸림돌이다. 특히 일부 회원국은 자국 산업과 시장 보호, 노동시장 안정 등을 이유로 단일 규제 조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EU는 단일시장 출범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새로운 형태의 장벽과 분열 요인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EU는 단일시장 저해 장벽을 허물기 위한 ‘단일시장 전략’을 발표하고, 이를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번 전략에는 제품 규정 현대화, 복잡한 규제 간소화, 회원국의 단일시장 이행 독려 조치 등이 담겨 있다. 표준화 체계를 개편해 법적 확실성과 신기술 접근성을 강화하고, 복잡한 기업 설립·운영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공통 규칙을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EU, 단일시장 강화 전략 발표
또한 EU는 운송, 에너지, 통신 등 역내 서비스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별 이질적 규제를 정비할 계획이다. 서비스산업은 EU 국내총생산(GDP)의 약 75%를 차지하지만, 역내 서비스 거래는 GDP의 7.6%에 불과해 단일시장이 지닌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EU는 행정 절차의 디지털 전환, 중소기업 범위 확대와 성장 지원도 전략에 포함했다.과거 오일쇼크 이후 EU 단일시장 결속을 다져온 EU는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위기, 역내 생산성 저하,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EU의 단일시장 고도화 전략이 현재의 위기에 대처하고 유럽 경제의 동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태형 KOTRA 브뤼셀무역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