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해피엔딩', K뮤지컬 새 역사 썼다…美 토니상 6관왕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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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세계 최고 권위 토니상 시상식
작품·극본·연출 등 6개 부문 싹쓸이
"반딧불이 팬들 덕분, 진심으로 감사"
작품·극본·연출 등 6개 부문 싹쓸이
"반딧불이 팬들 덕분, 진심으로 감사"
'어쩌면'이 '현실'이 됐다.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세계 공연예술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에서 작품상·극본상·연출상 등 6관왕을 거머쥐면서다.
앞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달 1일 작품상과 극본상, 연출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이중 극본상(윌 애런슨&박천휴)과 작사·작곡상(윌 애런슨&박천휴), 무대 디자인상(데인 라프리&조지 리브)을 시작으로 연출상(마이클 아덴), 남우주연상(대런 크리스), 작품상까지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음향·편곡·조명·의상 부문에선 수상이 불발됐다.
특히 작품상(Best Musical)을 수상한 의미가 크다. 작품상은 '어쩌면 해피엔딩'을 포함해 총 다섯 편이 경합했다. 이 가운데 뮤지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과 '죽어야 사는 여자'(Death Becomes Her)는 '어쩌면 해피엔딩'과 마찬가지로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경쟁작이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1세기 후반 서울, 인간에게 버림받은 구식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풀어낸 작품이다. 초연 멤버인 배우 전미도(클레어 역), 정문성(올리버 역) 등이 이 작품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선 2016년 300여석 규모의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한 이래 지난해까지 다섯 시즌 공연을 이어갔다.
대학로 흥행작은 브로드웨이도 사로잡았다. 2016년 뉴욕에서 쇼케이스를 열며 브로드웨이 유명 제작자 제프리 리처즈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브로드웨이 진출에 돌입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해 11월 뉴욕 벨라스코 극장에서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 지난 1일까지 매출은 2599만달러(약 354억원), 평균 객석 점유율은 93.8%에 달한다. 객석을 가득 메운 현지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극장을 나서고 있다. 로봇이 겪는 서툰 사랑 이야기가 인류 보편의 정서를 건드리며 '뮤지컬의 고장'까지 울린 것이다.
토니상은 의미가 더욱 값지다. 토니상은 영화의 아카데미상, 방송의 에미상 등과 함께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상으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토니상에서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지만, 대학로에서 시작한 뮤지컬이 토니상을 싹쓸이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작가는 이날 수상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초현실적(surreal)"이라며 '반딧불이(Fireflies)'라고 부르는 팬들 덕분이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하루종일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 정말 놀라운 순간"이라며 "상상도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저희를 이렇게 따뜻하게 받아준 공연계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애런슨 작곡가도 "공연 초반에는 매우 어려운 시작이었다고 들었는데, 공연계와 팬들이 우리를 구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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