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美 31조 투자"…트럼프 "현대차, 관세 낼 필요 없어"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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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행사에서 올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미 연방 하원의장, 스티브 스칼리스(루이지애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미 정계 고위 인사들도 참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 이후 과격하고 파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의 대미 투자를 유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의 발표에 앞서 "아름다운 발표를 할 것이다.
매우 흥분된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정 회장과 현대차 관계자를 일일이 소개하며 "매우 고맙다", "큰 영광이다", "고맙다" 등을 연발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진출 이후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현재 미국 50개 주에서 5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4년 동안 추가로 2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대차가 미국에 투자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부연했다.
한국 기업인이 미국 정치권력의 심장부인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대규모 대미 투자 발표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경우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투자를 발표한 건 두번째다. 정 회장은 2022년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 야외에 준비된 연단에서 바이든 당시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50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6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착공을 시작한 조지아주 서배너의 자동차 제조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언급, "이번 주 조지아의 80억 달러 규모의 새 공장을 개장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로써 미국 내 (현대차의) 차 생산량이 연간 1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HMGMA를 설립하는 대미 투자 결정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덕분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정 회장은 "미국 내 일자리 8500개를 창출하기 위해 조지아주 서배너에 투자하기로 한 결정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시작됐다"며 "그리고 그다음에는 (미국) 댈러스에서 새로운 공장을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정 회장의 말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완료돼 더욱 특별해졌다"고 소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고맙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미국 산업의 미래에 더 강력한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최첨단 제조 시설 중 한 곳을 직접 방문해서 미국과 미국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확인해보기를 권한다"며 현대차의 미국 내 공장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케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진행된 취재진과 문답에서 "현대차의 대미 투자 발표가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대미 투자를 하게 되는 청사진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물론이다"며 "현대는 대단한 기업이다. 우리는 다른 훌륭한 회사들도 들어오고, 여기(미국)에 머물면서 크게 확장할 회사도 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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