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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봉 5000만원으로 서울 집 못 사는데…" 전문가 깜짝 조언 [이송렬의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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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 인터뷰

    "연봉 최소 1억5000만원은 돼야 핵심지 매수 가능"
    "베이비부머 세대식 갈아타기 어려워…7월 대출 규제 대비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봉 5000만원이라도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매수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죠."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사진·39)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는다는 뜻의 신조어)을 받는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이 연봉별로 진입할 수 있는 지역을 추천하고 있다. 사진=유채영 기자.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이 연봉별로 진입할 수 있는 지역을 추천하고 있다. 사진=유채영 기자.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점점 꿈이 돼 가고 있다. 오죽하면 '전세라도 서울에 붙어 있어야 그나마 서울에 있을 수 있다. 서울 밖으로 빠져 나가는 순간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까. 그렇다면 매달 따박따박 월급을 받는 '월급쟁이'들은 서울에 집을 살 수 없을까.

    직방은 집값의 최대 70%, 연봉의 40%를 기준으로 대출이 가능하다를 전제로 연봉의 10~12배 정도가 구매 가능한 최대 매입 금액으로 추정했다. 집값의 일정 부분은 개인 자금이 필요하고 개인 신용에 따라 대출 한도가 달라지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김은선 랩장은 "직방 시세 수도권 시군구별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찾는다고 가정했을 때 연봉 4000만~5000만원대 직장인은 4억~6억원 수준의 아파트를 매수할 수 있다"며 "지역으로 살펴보면 경기도 파주, 광주, 김포, 안산시, 용인 기흥구 등이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봉이 6000만~7000만원이 되면 이제야 서울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금천구, 구로구, 중랑구 등 서울 외곽지역이면서 대표적인 서민 주거 지역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민이 아는 무조건 사도 되는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연봉이 어느수준이 돼야 가능할까.

    김 랩장은 "연봉이 1억5000만원 이상이라면 15억원대 아파트가 가능하다. 성동구나 마포구 등이 이에 해당될 것"이라면서 "연봉이 1억7000만원이 넘어가면 강남 3구 중의 하나인 송파구와 '준(準)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에 입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봉이 2억원이 넘어가는 실수요자의 경우 전국 집값의 바로미터가 되는 강남 3구 중 핵심 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은 매수할 때 초기 자본이 중요한 자산이다. 사회 초년생 등 돈을 번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엔 '내 집 마련' 전략을 어떻게 가져 가야할까.

    김 랩장은 "어떤 기업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초기 자본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은 무리해서 집을 사기보다는 공공임대 주택 등 정부 정책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임대 주택을 내 집 마련의 징검다리로 활용해서 초기 자금 등을 마련, 생활권 반경에서 매입 기회를 엿보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베이비부머 세대를 부모로 두고 있는 MZ세대들은 '엄마, 아빠는 단칸방부터 시작해서 아파트까지 집을 넓힌거야. 천천히 조금씩 넓혀가면 돼'라는 얘기를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과연 이런 방법이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도 가능할까.

    김 랩장은 "과거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전반적으로 일어나면서 빌라 단칸방에서 시작해 저가 아파트로, 저가 아파트에서 중저가 아파트로, 중저가 아파트에서 고가 아파트로 옮기는 상급지 갈아타기를 통해 자산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는 아파트 간의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고 국지적인 상승으로 갈아타기를 원하는 지역의 집값이 더 빠르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상급지로 이동하기 위한 자산 증식이 사실상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꼼꼼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이 시장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유채영 기자.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이 시장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유채영 기자.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서울 부동산 시장의 경우 '공급 부족'이라는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23만7582가구로 집계됐다. 작년 30만4213가구보다 6만6000가구(22%) 줄어든 수준이다. 서울은 작년(2만3507가구)보다 33%가 많은 3만1334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지만 수요에 비하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김 랩장은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에 따른 부작용이 확실히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매매와 전세 중 어떤 쪽에서 먼저 반응이 나타날진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공급이 부족한 곳에서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영향은 최소한 1분기가 지나야 나타날 것"이라면서 "현재는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 대출 규제 영향,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양극화도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랩장은 "지역별 양극화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대도시나 교통,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에 대한 수요는 더 많아지고 이런 곳의 집값은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상품별로도 양극화가 극심해질 것이다. 아파트는 여전히 안정적인 투자처로 선호될 수 있지만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경우 수익성이나 가격 대비 가치 등을 고려한다면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오는 7월 시행될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시행되면 시장은 한 번 더 흔들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스트레스 금리를 100% 적용해 차주의 상환 능력을 더욱 엄격하게 심사하는 게 골자"라면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액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고소득자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9월 2단계 시행 직전처럼 3단계 시행 전인 상반기엔 대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도 있어 대출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은 미리 금융 계획을 세워 새로운 규제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연봉 5000만원으로 서울 집 못 사는데…" 전문가 깜짝 조언 [이송렬의 우주인]
    김은선 랩장은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 내의 리서치센터와 DB개발팀 팀장을 거쳐 2018년 4월부터 직방 빅데이터랩실의 랩장을 맡고 있다. 직방과 호갱노노 부동산 서비스 데이터를 생산하고 관리하고 부동산 데이터 분석, 콘텐츠를 생산하는 직방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이송렬 기자
    안녕하세요. 한경닷컴 이송렬입니다.

    증권, 금융 등 분야를 거쳐 지금은 부동산 관련 기사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집값은 왜 오르고 내려갔는지, 시장에서 나오는 뒷얘기 등 독자분들에게 유익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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