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회 법 개정 기대 안해"
비트코인 본질적 가치에 회의적
비트코인이 급락한 건 파월 의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비트코인 비축과 관련해 “의회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지만 Fed는 법 개정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다.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에 Fed가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파월 의장이 난색을 보인 건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이 가진 한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의 본질적인 가치 여부에 회의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2008년 탄생한 비트코인 가치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기에도 자산으로서 역사가 짧다는 평가다. 미국은 달러 가치 안정성과 위기 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자산을 쌓아두는데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커 준비자산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미국의 준비자산으로는 유로화·엔화 등 외국 통화와 금,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행정명령으로 미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을 재원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여 석유처럼 비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외환안정기금은 주로 외환시장 개입과 미 달러의 안정화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기금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만큼 의회 승인이 필요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정부가 직접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방법도 거론된다. 이럴 경우 재원 마련을 위해 미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야 하지만 재정 적자를 감안하면 쉽지 않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