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필·베를린 필·RCO 총출동…'역대급 라인업' 오케스트라 전쟁
먼저, 세계 3대 오케스트라 중에선 RCO가 가장 먼저 국내 청중과 만난다. 11월 5~9일 핀란드 출신의 천재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가 포디엄에 올라 악단과 새로운 호흡을 선보인다. 메켈레는 2022년 불과 26세의 나이로 이 악단의 차기 상임지휘자로 발탁되면서 화제를 모은 지휘자로, 2027년 정식 취임이 예정돼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슈타인,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가 협연자로 나선다.
이들 못지않게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오케스트라 공연은 또 있다. 6월 14~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파리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젊은 음악가 2인인 지휘자 메켈레와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조합을 볼 수 있는 무대다. 임윤찬은 12월 지휘자 다니엘 하딩이 이끄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에서도 협연자를 맡는다.
뉴욕 필하모닉은 6월 중 한국을 찾는다. 2014년 이후 11년 만의 내한이며, 출연진과 프로그램은 미정이다. 정명훈이 이끄는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내한이 예정돼 있다. 9월 16~17일 열리는 이번 공연에선 러시아 출신의 명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베를린 방송교향악단(5월), 밤베르크 심포니(6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7월), 런던 필하모닉(10월),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10월) 등도 한국을 찾는다.
'건반의 신' 브론프만·플레트네프…거물급 솔리스트들도 연이어 내한
내년엔 거물급 연주자들의 독주 일정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러시아 출신의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내한이다. 먼저 ‘악마의 재능을 지닌 천재’라 불리는 피아노의 거장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6월 한국을 찾는다. 1978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플레트네프는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로 세계 무대를 휩쓴 인물이다. 201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한 러시아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는 6월, 마르타 아르헤리치 이후 45년 만에 쇼팽 콩쿠르(2010년)에서 우승한 여성 피아니스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는 9월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현의 명장들도 온다. ‘현의 이론가’로 꼽히는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5월 한국을 찾는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현존하는 음악가 중 가장 뛰어나고 탐구적인 아티스트 중 하나”라고 극찬한 연주자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위그모어홀 등이 상주 음악가로 선택한 바이올리니스트다. 에이버리 피셔상, 그래미상 등을 휩쓴 일본 출신의 명(名)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는 11월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
韓 오케스트라, 카리스마 수장 아래 절차탁마
쟁쟁한 해외 악단들의 '내한 러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오케스트라들도 실력과 흥행을 동시에 잡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진은숙 '수비토 콘 포르차'(9월), '박영희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6월), 신동훈 '그의 유령 같은 고독 위에서', 윤한결 '그리움'(9월) 등 한국 현대 작곡가들의 음악을 무대에 올리며 신선함을 더한다.
정기 무대에서는 말러 교향곡 2번(2월), 브루크너 교향곡 6번(6월),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8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12월) 등을 선보인다. 기획 공연은 오는 3월 예정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연주로 KBS교향악단X도쿄필하모닉이 합동으로 연주한다. 다른 기획 공연으로는 3월과 6월 브람스 교향곡 전곡 사이클이다.
서울시향과 KBS 교향악단이 전 세계에서 지휘자, 협연자를 모은다면 김선욱이 이끄는 경기필은 스타트업처럼 한재민, 클라라 주미 강 등 젊은 연주자들이 중심이 돼 정기 공연을 이어간다. 신년음악회와 6번의 마스터즈 공연중 마스터즈I(3월)과 마스터즈V(10월)에서는 교향곡만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공연의 밀도를 높였다. 마스터즈II(4월)에서는 김선욱 예술감독이 지휘와 협연을 동시에 한다. 한 해의 대미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12월)으로 장식한다.
김수현/최다은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