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는 4분기로 미뤄지자 '불신'
실적에 대한 과도한 기대도 부담
엔비디아는 올해 3분기(8~10월) 블랙웰을 출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블랙웰에 결함이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엔비디아가 이날 “포토마스크에 문제가 있었지만 해결했다”고 밝히면서 결함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엔비디아는 “성능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본격적인 출하가 오는 11월 이후 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투자자들은 실망했다.
엔비디아가 블랙웰 판매 실적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웠다. 실적 설명회에서 애널리스트들이 블랙웰의 4분기 판매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요구했지만 황 CEO는 “수십억달러 수준이고 내년 1, 2분기에 더 늘 것”이라고만 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더 이상 ‘놀라운’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어닝서프라이즈 비율’(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수준)은 2024회계연도 2분기 22.3%에서 올 2분기 4.1%로 크게 줄었다.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실적 기대치는 계속 높아지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긍정론이 나온다. AI 서비스 개발에 특화된 쿠다(CUDA) 소프트웨어와 반도체·AI 개발 플랫폼·서비스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의 패권 시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투자은행(IB)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매니저는 “고객사들은 여전히 엔비디아에 고성능 최신 AI 칩을 빨리 달라고 요구한다”며 “생산 공정 오류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