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미국 장단기금리 역전, 불황의 신호인가?
물론 이런 일이 한 번에 나타나지는 않는다. 장단기금리 차가 좁혀지고 또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대출이 하루아침에 줄어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대출을 조이기 시작하는 순간, 연쇄적으로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출이 회수되는 가운데 이자를 제 때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또 은행의 심사부터는 더욱 대출을 조이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2021년 말부터 시작된 장단기금리의 역전 현상은 불황의 징후로 충분한 타당성을 지니고 있었던 셈이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은행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우 보수적으로 대출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시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경제를 주도하던 수많은 은행들이 파산허가나 공적자금을 받는 지경에 이르자, 미국 은행들은 대출을 이전에 볼 수 없는 정도로 강화했다. 이 결과,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진행하더라도 연체율이 높아지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 가계 재정 여건이 튼튼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퇴직연금 계좌가 두둑해진 데다, 주택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가계의 보유 순자산 규모도 역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중이다.
결국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체질 개선이 장단기금리의 경기 예측력을 떨어뜨린 셈이다. 물론 미국 주택가격이 폭락하는 등의 충격이 벌어진다면 얼마든지 불황이 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국 가계 곳간이 두둑하니, 급박한 경기 하강의 위험은 아직 수면아래 잠복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