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건수도 33→8건 크게 위축
AI 분야는 1314억으로 두배 늘어
2년 전과 비교하면 낙폭은 더 크다. 2022년 2월 7일부터 8월 6일까지 e커머스 시리즈A 투자액은 3462억원이었다. 최근 6개월 투자액의 10배 수준이다. 이때는 투자 건수도 33건에 달했다.
‘벤처투자의 꽃’으로 불리는 시리즈A 투자는 사업화 과정의 스타트업이 20억~50억원가량의 자금을 유치하는 단계다. 벤처투자업계가 해당 업종의 성장 잠재력을 얼마나 높게 보는지를 가늠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 e커머스 투자가 급감한 것은 이 시장의 전망을 좋게 보는 벤처캐피털(VC)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최근 티메프 사태 등 관련 업종에 악재가 발생하면서 e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강해졌다.
최근 6개월간 인공지능(AI) 분야 시리즈A 투자는 1314억원으로 전년 동기(687억원)의 약 두 배로 늘었다. 딥테크 영역으로 꼽히는 로봇 투자도 같은 기간 116억원에서 198억원으로 증가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플랫폼에만 몰리던 돈이 AI와 딥테크 쪽으로 옮겨간 것”이라며 “지금 e커머스 초기 투자는 멸종 수준”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e커머스 시장이 레드오션이 됐다고 설명했다. 쿠팡, G마켓 등 종합 커머스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컬리, 에이블리 등 버티컬 스타트업도 적지 않아 신규 스타트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e커머스의 공습으로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한 VC 심사역은 “드론으로 배송하는 수준의 혁신적인 사업모델이 나오지 않는 이상 e커머스 신규 진입은 어렵다고 보면 된다”며 “티메프 사태가 마지막 희망의 문까지 닫아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