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운영해 온 가수 고(故) 김민기의 빈소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뉴스1
30여년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운영해 온 가수 고(故) 김민기의 빈소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뉴스1
암 투병 끝에 별세한 가수 김민기의 빈소가 22일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빈소는 조문객을 받기 시작한 낮 12시 30분께부터 고인을 애도하려는 배우와 동료, 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배우 장현성은 "조금 더 오래 저희 곁에 계셔주셨으면 감사했을 텐데 마음이 아주 황망하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부디 편안하게 좋은 곳으로 가시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그는 고인이 33년간 운영한 대학로 소극장 학전 무대에 오르며 배우의 꿈을 이뤘다.

배우 박원상도 "김민기 선생님은 끝까지 학전을, 대학로를 지켜주셨다"며 "옛날에 (단골 카페인) 학림에 가면 늘 맥주를 마시고 계셨는데, 좋아하시는 맥주 많이 드시고 쉬시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대학 시절부터 고인과 친분을 나눈 유홍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도 빈소를 찾았다. 유 교수는 고인에 대해 "겸손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밖으로 자기를 드러내지 않았다"며 "하지만 그가 이룩한 것들은 우리의 어마어마한 문화유산이 됐다"고 말했다.

학전 무대를 거쳐간 가수 이은미, 장기하, 박학기, 알리 등도 조문했다. 이들은 지난 3월 학전 폐관을 앞두고 '학전 어게인 콘서트' 무대에도 오른 바 있다. 배우 문성근, 강신일, 이병준 등도 빈소를 찾았다.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하던 고인은 최근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전날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1971년 가수로 데뷔해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대표곡으로 남겼고, 1991년 학전을 개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