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가순자산비율(PBR) 테마 강세로 한동안 외면받은 코스닥시장이 반등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닥에 포진한 바이오, 2차전지 등 성장주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업종별 순환매가 이어지는 점도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코스닥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살아나는 코스닥…테마 ETF '고공비행'

소외받던 코스닥 반등 성공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닥지수는 2.54%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1.49%를 웃도는 수치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0.17% 하락한 864.7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0.79%)보다 낙폭이 작았다.

코스닥시장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알테오젠으로, 지난 한 주간 35.17% 급등했다. 최근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된 영향이다. 개량 신약이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를 밀어 올렸다. 알테오젠은 미국 제약사 MSD와 독점 계약을 맺고 이 회사의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MSD는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알테오젠의 기술을 적용한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을 모든 적응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불발에 실망 매물이 출회하며 연일 하한가를 기록한 HLB도 지난주 4.01%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파트너사인 항서제약과 FDA 미팅을 거친 후 허가를 재신청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다. 2차전지 관련주에도 투심이 몰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서면서 바이오와 2차전지 같은 성장주에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코프로(15.21%) 에코프로비엠(18.08%) 나노신소재(8.32%) 등이 지난주 일제히 급등했다.

반짝 테마주도 기승을 부렸다. 화성밸브는 한 주간 19.57% 급등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자 매수세가 몰렸다. 강원에너지 등 관련 테마주도 15.15% 올랐다. 배우 이정재가 투자했다는 소식에 ‘이정재 테마주’로 알려진 래몽래인 역시 이 기간 13.13% 상승했다.

코스닥 ETF도 ‘고공행진’

코스닥시장이 살아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세를 그렸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수익률 상위권에 코스닥글로벌 ETF가 포진했다. ‘TIGER 코스닥글로벌’이 9.01%, ‘KODEX 코스닥글로벌’이 8.69% 상승해 국내 ETF 수익률 상위 2, 3위를 차지했다. 이들 ETF는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등을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는 코스닥글로벌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코스닥 대표 우량 기업으로 구성됐다.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2차전지주가 급등하면서 관련 ETF도 수익률이 올라갔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에 투자하는 ‘TIGER 2차전지 TOP10’은 최근 한 주간 7.99% 상승했다. 또 다른 2차전지 ETF인 ‘KBSTAR 2차전지액티브’도 7.69% 올랐다. 에코프로, 엔켐, 대주전자재료 등 코스닥시장에 편입된 종목에 다수 투자한다. 코스닥150 구성 종목 가운데 바이오 테마에 투자하는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도 최근 한 주간 6.14% 뛰었다.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 역시 반등했다. ‘SOL 코스닥150’(4.14%) ‘KOSEF 코스닥150’(4.06%) 모두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코스닥시장의 추가적인 상승을 점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정부가 주식시장을 부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개인투자자가 많은 코스닥시장에 추가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