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S-BRT 개통 첫날…버스 정시성 '글쎄'·승용차는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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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초기 안전 위해 저속 주행·우선신호체계 체감효과 낮아
시 "신호체계 개선 등 추진 계획"…"정착되면 좋아질 것" 기대감도 15일 경남 창원시 원이대로를 오가는 시내버스들이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 구간을 운행하기 시작했다.
'지상의 지하철'이라는 별칭으로 소개되는 것과 달리 S-BRT 개통 첫날 버스는 새로 도입된 전용차로 속에서 정차를 반복하며 대체로 저속 주행을 이어갔고, 승용차는 공휴일 비교적 적은 교통량에도 일부 구간에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기자는 이날 오전 7시 57분 성산구 가음정사거리 정류장에서 5000번 버스에 탑승했다.
창원 불모산종점∼마산 월영동공원을 오가는 이 버스는 이날 개통된 원이대로 S-BRT 사업구간 9.3㎞ 전체를 관통해 달린다.
원이대로는 시간당 차량 통행량이 2천 대 상당으로, 평일 출·퇴근 시간에는 곳곳에서 지·정체가 발생하는 창원의 중심도로다.
5000번 버스는 가음정사거리 정류장 출발 직후 S-BRT 구간 버스 전용차로에 진입했다.
버스는 개통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전운행을 위해 제한속도(시속 60㎞)보다 느린 시속 40㎞ 안팎으로 전용차로를 달렸다.
기본적으로 다른 승용차들의 흐름에 방해받지 않고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다가왔지만, 운행 과정에서 정류장 내 정차 및 신호 대기로 인한 정차는 다소 잦다고 느껴졌다.
정류장에 도착했다고 하더라도 앞서 정차한 버스가 시민들을 다 태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해당 버스가 떠난 뒤에야 앞으로 이동해 다른 이용객을 태우는 것은 기사와 시민 모두에게 익숙지 않게 다가오는 듯했다.
이렇게 정류장을 떠난다고 하더라도 곳곳에 있는 교차로 신호를 받느라 1분 안팎을 정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다소 답답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고급형 BRT인 S-BRT가 우선신호체계를 적용받아 달리기 때문에 '지하철 같은 버스'로 소개된 점과는 분명히 괴리가 느껴졌다.
공휴일인 이날 버스가 원이대로 S-BRT 사업구간의 사실상 끝인 의창스포츠센터 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는 34분이 걸렸다.
BRT 개통 전 평일 출·퇴근 시간대 이 구간 통행시간은 길게는 40∼45분 정도다.
개통 첫날 S-BRT 구간을 이용한 시민들은 오히려 "버스가 느리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5000번 버스를 타고 의창스포츠센터에서 하차한 이정옥(58)씨는 "정류장에 버스가 서면 바로 타면 되는데 앞차가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해 너무 불편하다"며 "시간이 배 이상 걸리는 것 같아 택시를 타고 가려고 중간에 내렸다"고 말했다.
버스 전용차로 도입으로 정류장 위치가 기존 가로변에서 양방향 도로 중앙 쪽으로 옮겨온 데 따른 시민들의 혼란도 있었다.
의창구 도계동에서 성산구 상남동으로 버스를 타고 출근하려던 신수연(29)씨는 정류장을 잘못 찾아 도우미의 설명을 듣고 난 뒤에야 다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일부에선 개통 초기 혼란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S-BRT 구간 정류장 인근에 배치된 60대 도우미는 "아무래도 변화가 있다 보니 불편하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며 "서울이나 부산에서도 처음에는 불편해했다가 나중에 좋아했다고 하는데, 창원도 잘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의창구 한 정류장 도우미로 나선 이경룡 창원시내버스노조 위원장은 "처음에는 물론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다른 도시들처럼 교통 흐름이 보다 원활해지는 방향으로 교통체계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존에 기사들은 승용차와의 접촉사고, 급출발로 인한 승객 안전사고 등에 대한 걱정이 상당했는데, 버스 전용차로가 도입됨에 따라 이런 부분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승용차 이용객들은 이미 1년가량 진행된 공사기간 출·퇴근 혼잡 등으로 인한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상황에서 대체로 불만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시청 민원 게시판이나 창원지역 온라인 카페 등에는 승용차 이용객들의 불만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이날 5000번 버스를 타고 원이대로를 달리며 본 일반차로 승용차들은 혼잡 시간대가 아님에도 일부 구간에서는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버스 전용차로 도입으로 승용차들이 달릴 수 있는 일반차로가 4∼5개에서 적게는 2개까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출·퇴근 시간대는 아무대로 지·정체 현상이 다소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급가속·급감속, 급정거, 끼어들기 등 버스의 위험 운행으로 그간 승용차 이용객들이 겪어온 불편은 S-BRT 도입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개통 초기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해 S-BRT 도입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우선신호체계 개선 등이 이뤄지면 버스의 정시성에 대한 체감효과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원이대로 S-BRT 구간 안에 정류장을 제외하고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아 서는 곳이 총 15곳인데, 시는 신호체계 개선을 통해 이를 절반 수준인 7개 정도로 줄일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개통 초기에는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현재는 시속 40㎞ 안팎으로 버스들이 주행하고 있지만, 향후 안정기에 접어들어 속도가 평소 수준을 회복하면 운행시간이 5분 정도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중교통 서비스 향상을 통해 버스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시 "신호체계 개선 등 추진 계획"…"정착되면 좋아질 것" 기대감도 15일 경남 창원시 원이대로를 오가는 시내버스들이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 구간을 운행하기 시작했다.
'지상의 지하철'이라는 별칭으로 소개되는 것과 달리 S-BRT 개통 첫날 버스는 새로 도입된 전용차로 속에서 정차를 반복하며 대체로 저속 주행을 이어갔고, 승용차는 공휴일 비교적 적은 교통량에도 일부 구간에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기자는 이날 오전 7시 57분 성산구 가음정사거리 정류장에서 5000번 버스에 탑승했다.
창원 불모산종점∼마산 월영동공원을 오가는 이 버스는 이날 개통된 원이대로 S-BRT 사업구간 9.3㎞ 전체를 관통해 달린다.
원이대로는 시간당 차량 통행량이 2천 대 상당으로, 평일 출·퇴근 시간에는 곳곳에서 지·정체가 발생하는 창원의 중심도로다.
5000번 버스는 가음정사거리 정류장 출발 직후 S-BRT 구간 버스 전용차로에 진입했다.
버스는 개통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전운행을 위해 제한속도(시속 60㎞)보다 느린 시속 40㎞ 안팎으로 전용차로를 달렸다.
기본적으로 다른 승용차들의 흐름에 방해받지 않고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다가왔지만, 운행 과정에서 정류장 내 정차 및 신호 대기로 인한 정차는 다소 잦다고 느껴졌다.
정류장에 도착했다고 하더라도 앞서 정차한 버스가 시민들을 다 태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해당 버스가 떠난 뒤에야 앞으로 이동해 다른 이용객을 태우는 것은 기사와 시민 모두에게 익숙지 않게 다가오는 듯했다.
이렇게 정류장을 떠난다고 하더라도 곳곳에 있는 교차로 신호를 받느라 1분 안팎을 정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다소 답답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고급형 BRT인 S-BRT가 우선신호체계를 적용받아 달리기 때문에 '지하철 같은 버스'로 소개된 점과는 분명히 괴리가 느껴졌다.
공휴일인 이날 버스가 원이대로 S-BRT 사업구간의 사실상 끝인 의창스포츠센터 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는 34분이 걸렸다.
BRT 개통 전 평일 출·퇴근 시간대 이 구간 통행시간은 길게는 40∼45분 정도다.
개통 첫날 S-BRT 구간을 이용한 시민들은 오히려 "버스가 느리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5000번 버스를 타고 의창스포츠센터에서 하차한 이정옥(58)씨는 "정류장에 버스가 서면 바로 타면 되는데 앞차가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해 너무 불편하다"며 "시간이 배 이상 걸리는 것 같아 택시를 타고 가려고 중간에 내렸다"고 말했다.
버스 전용차로 도입으로 정류장 위치가 기존 가로변에서 양방향 도로 중앙 쪽으로 옮겨온 데 따른 시민들의 혼란도 있었다.
의창구 도계동에서 성산구 상남동으로 버스를 타고 출근하려던 신수연(29)씨는 정류장을 잘못 찾아 도우미의 설명을 듣고 난 뒤에야 다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일부에선 개통 초기 혼란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S-BRT 구간 정류장 인근에 배치된 60대 도우미는 "아무래도 변화가 있다 보니 불편하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며 "서울이나 부산에서도 처음에는 불편해했다가 나중에 좋아했다고 하는데, 창원도 잘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의창구 한 정류장 도우미로 나선 이경룡 창원시내버스노조 위원장은 "처음에는 물론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다른 도시들처럼 교통 흐름이 보다 원활해지는 방향으로 교통체계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존에 기사들은 승용차와의 접촉사고, 급출발로 인한 승객 안전사고 등에 대한 걱정이 상당했는데, 버스 전용차로가 도입됨에 따라 이런 부분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승용차 이용객들은 이미 1년가량 진행된 공사기간 출·퇴근 혼잡 등으로 인한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상황에서 대체로 불만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시청 민원 게시판이나 창원지역 온라인 카페 등에는 승용차 이용객들의 불만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이날 5000번 버스를 타고 원이대로를 달리며 본 일반차로 승용차들은 혼잡 시간대가 아님에도 일부 구간에서는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버스 전용차로 도입으로 승용차들이 달릴 수 있는 일반차로가 4∼5개에서 적게는 2개까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출·퇴근 시간대는 아무대로 지·정체 현상이 다소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급가속·급감속, 급정거, 끼어들기 등 버스의 위험 운행으로 그간 승용차 이용객들이 겪어온 불편은 S-BRT 도입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개통 초기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해 S-BRT 도입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우선신호체계 개선 등이 이뤄지면 버스의 정시성에 대한 체감효과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원이대로 S-BRT 구간 안에 정류장을 제외하고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아 서는 곳이 총 15곳인데, 시는 신호체계 개선을 통해 이를 절반 수준인 7개 정도로 줄일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개통 초기에는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현재는 시속 40㎞ 안팎으로 버스들이 주행하고 있지만, 향후 안정기에 접어들어 속도가 평소 수준을 회복하면 운행시간이 5분 정도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중교통 서비스 향상을 통해 버스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