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째 오른 유가…100달러도 넘어설까 [오늘의 유가]
WTI 올해 들어 20% 상승…86달러 웃돌아
월가서 브렌트유 100달러 전망 잇따라


국제 유가가 지난주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석유 공급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브렌트유는 9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번 주에도 유가가 랠리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32달러(0.37%) 오른 배럴당 86.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최고치다. 장중 한때 87달러선을 웃돌기도 했다.

WTI는 지난주 3.74달러(4.50%) 상승했다. 주간 상승 폭은 지난 2월 9일로 끝난 주 이후 가장 크다. 올해 들어선 21% 올랐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6월물은 전날 대비 배럴당 0.52달러(0.57%) 오른 91.17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상승 폭만 18%에 달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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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제 유가가 오른 건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을 우려해 전 세계 28개 대사관을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가 연이어 러시아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하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추가 연장 등 공급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다니엘 헤인즈 ANZ 애널리스트는 "OPEC+의 쿼터 준수에 대한 추가 단속으로 인해 2분기에 원유 생산량이 더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 원유 공급도 불안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주 지역 주요 원유 공급국인 멕시코는 지난달 원유 수출량을 35% 감축했다. 수출량은 2019년 이후 최저치다. 멕시코 정부는 값비싼 연료 수입을 중단하고 자국 내 공급을 늘리고 있다. 미국에 원유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멕시코가 수출을 감축하면서 미국 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이에 월가에서는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체이스는 오는 9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렌트유와 WTI의 올해 평균 가격을 각각 86달러, 81달러로 제시하면서 올여름 유가가 모두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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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쿼트 뱅크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유가가 배럴당 95~100달러 사이에서 단기 랠리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가가 뛰면서 최근 둔화하고 있는 미국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이미 지난 한 달 동안 6%나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반등하면 미 중앙은행(Fed)의 피벗(pivot·방향 전환) 시점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진정될 수 있다는 전망은 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 하마스와 6개월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은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 상당수를 철수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금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면서 "해당 군대는 4개월간 작전을 했으며 그것은 휴식과 재정비를 위한 것이지, 반드시 곧 수행하게 될 새 작전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