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보유 지분 현금화 계획 없다”
“현재 제가 보유하고 있는 알테오젠 주식의 일부를 매각해 현금화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27일 한경바이오인사이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알테오젠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박 대표의 부인 정혜신 박사가 전 거래일 주가 대비 9.9% 할인한 19만7770원으로 블록딜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정 박사의 매각 물량 160만주는 해외 기관투자자가 매입했다.

알테오젠의 주가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달 22일 미국 머크(MSD)와 맺은 'ALT-B4'(알테오젠의 SC제형 기술)에 대한 공급 계약을 비독점에서 독점으로 전환했다는 소식이 발표되면서다. 9만원대를 횡보하던 알테오젠의 주가는 한 달 만에 21만원대까지 폭등했다.

일각에서는 정 박사가 고점에서 지분을 매각한 것을 두고 박 대표 역시 보유 지분 일부를 현금화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최대주주의 오버행(물량부담) 이슈는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박 대표는 시장에서 우려하는 이슈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보유 중인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식을 통해 개인적으로 현금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이미 회사를 떠난 정 박사의 지분 매각은 개인의 판단에 따라 진행한 것이며, 회사에서 관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박 대표와 함께 알테오젠을 창업한 바이오 전문가이다. 알테오젠은 2008년 지속형 단백질 의약품 기술 'NexP 융합기술'로 출범했다. 단백질을 몸속에 오래 머물게 하며 약효를 늘려주는 기술이다. 정 박사는 이 기술을 개발했으며, 지난해 9월 알테오젠을 퇴사했다.

알테오젠은 전날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주주총회에서 알테오젠은 항체약물접합체(ADC)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 진행 현황,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ADC 파이프라인 ALT-P7의 SC 제형 기술수출 준비 등 회사의 여러 성장 모멘텀에 대해 공개했다.

하지만 정 박사의 블록딜 여파로 일부 주주들은 향후 진행될 사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회사가 추구하고 있는 사업은 전혀 변함이 없다”며 “정 박사는 이미 6개월 전 퇴사 이후 회사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SD 독점계약 이후 글로벌에서 연락이 쏟아지고 있으며, 다국적 제약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 역시 유효하다”고 했다.

정 박사는 이번 블록딜을 통해 총 3164억3200만원을 현금화했다. 향후 이 자금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정 박사가 더 나이가 들기 전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이오사업을 하려는 뜻이 있어 매각을 진행하게 된 것으로 들었다”며 “바이오 관련 사업, 비영리 재단 설립 등 사회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자문에 따라 하나하나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알테오젠의 본질적인 가치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번 블록딜은 회사의 진행 사업, 가치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는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당부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