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21일 오후 3시 49분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5조6000억원가량을 배당받는다. 배당금으로 반도체 설비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6조6504억원의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지분 84.8%)와 삼성SDI(15.2%)가 삼성디스플레이 주주다. 지분율에 따라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각각 배당으로 5조6395억원, 1조109억원을 받는다.삼성디스플레이가 배당을 실시한 것은 2012년 출범한 뒤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배당금을 설비 투자금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금 부자’로 알려졌지만 본사 살림은 팍팍하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이 91조7718억원에 이르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6조1111억원에 불과하다. 본사보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미국·베트남법인에 현금이 많이 쌓인 결과다.삼성전자는 연간 40조~50조원의 투자를 하는 만큼 자금 운용이 빠듯한 편이다. 여기에 경기 평택 캠퍼스 구축 등에도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조원을 차입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올해 추가로 배당을 받아 설비투자금 재원으로 쓸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국내 법인은 해외법인으로부터 29조원가량을 배당받았다.삼성전자는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둔화한 삼성전자가 투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저울질한 바 있다”며 “해외법인 배당을 받으면서 회사채 발행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말했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20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장. 롤러블폰과 슬라이더블폰 출시 시점을 묻는 주주 질의에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이 답변을 시작했다. 지난해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답했지만, 올해는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노 사장이 직접 나섰다. 그는 “새로운 폼팩터 제품은 완성도와 소비자 밸류가 가장 중요하고, 이런 부분이 완벽하게 준비되는 시점까지 많은 선행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주총엔 13명의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 전원이 연단에 올랐다. 주총에 사장단이 총출동한 건 처음이다. 2명의 부회장이 대표로 주주의 답변을 소화했던 지금까지 방식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사장단 총출동한 삼성전자경영진은 이날 주주 질의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이어가며 소통을 강화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 사업을 질타하고, 박스권을 오가는 답답한 주가를 성토하는 질의엔 거듭 고개를 숙였다. 주총장 밖에선 주주 체험 전시존을 신설하는 등 주주친화책을 폈다.삼성전자는 이날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에서 혁신을 거듭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AI, 고객 경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의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인수합병(M&A) 발표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지폈다. 한 부회장은 “많은 사항이 진척돼 있고 조만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밸류를 낼 수 있는 M&A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주주 소통 강화한 삼성 계열사삼성SDI는 이날 주총에서 공장 증설 계획을 내놨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전기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판단에 따라 북미 지역에 단독 공장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 등과 합작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SDI가 독자적인 공장 설립 준비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대표는 또 “(GM 등과의) 합작 공장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그동안 설비 투자에 소극적이던 삼성SDI가 올해부터 본격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삼성전기는 AI 관련 매출을 매년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AI 매출 증가와 함께 “전장용 제품 매출도 2025년까지 2조원 이상, 매출 비중 2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부터는 AI용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반도체 기판)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FCBGA는 반도체 패키징 작업에 필요한 인쇄회로기판의 일종으로, 반도체 여러 개를 묶어 성능을 극대화해야 하는 AI 시대에 중요도가 커진 제품이다.김채연/김우섭/최예린 기자 why29@hankyung.com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서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증권사 역시 관련 수혜주를 중심으로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공기업에서는 이례적으로 지역난방공사의 목표주가가 연초 대비 92% 상향 조정됐다.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277개 종목 가운데 새해 들어 목표주가가 높아진 곳은 151개로 집계됐다. 상장사 10곳 가운데 5곳을 긍정적으로 본 셈이다. 변동이 없던 종목은 4곳(1.44%), 나머지 122곳(44.04%)은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목표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뛴 종목은 지역난방공사였다. 증권사들은 1월 2일 3만333원에서 3월 18일 6만4000원으로 92% 높여 잡았다. 또 다른 공기업인 한국전력 역시 이 기간 목표주가가 31.93% 상향됐다.공기업의 목표가가 상향 조정된 데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상장 공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항목을 도입할 방침이다. 정부 주도의 정책인 만큼 공기업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미뤄졌던 요금 인상도 총선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금융지주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다. 올해 증권사들은 메리츠금융지주(35.65%), JB금융지주(17.73%), 신한지주(17.27%) 등의 평균 목표주가를 올렸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주는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가 높다"며 "업종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하지 못한 만큼 금융주 수요가 재차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반면 2차전지 관련 업체의 평균 목표주가는 일제히 내려앉았다. 증권사들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연초보다 21.15% 내린 58만5294원으로 잡았다. SK이노베이션(-19.68%), 포스코퓨처엠(-16.12%), 엘앤에프(-15.82%), LG에너지솔루션(-15.04) 등도 마찬가지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서다.엔터테인먼트 업체를 향한 증권가의 전망도 비관적이다. 에스엠엔테인먼트는 목표주가가 연초 대비 23.79% 내려갔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도 각각 17.32%, 13.69% 각각 하향 조정됐다. 엔터 업종은 중국 K팝 팬덤 구매력이 많이 감소한 데다 아티스트 활동 불확실성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당분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