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찬의 관절건강 이야기] 테니스·골프 엘보, 휴식이 최고!
50대 중반의 김 부장은 요즘 팔이 아파 세수하기도 힘들고, 회사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마우스를 움직이기 어려워 여간 고생스러운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팔꿈치가 쿡쿡 쑤시고 아팠다. 금방 나으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고 통증이 손목까지 뻗쳐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팔꿈치와 손목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골프 엘보군요”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 김 부장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골프 엘보라면 골프를 많이 쳐서 아프다는 건데, 그렇다면 당분간 그 좋아하는 골프를 치지 말아야 하나? 다 나으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등 여러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수찬의 관절건강 이야기] 테니스·골프 엘보, 휴식이 최고!
팔꿈치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은 골프 엘보와 테니스 엘보다. 이 둘은 비슷하면서도 통증의 양상이 조금 다르다. 팔꿈치 안쪽이 아프고, 손목을 구부리거나 손으로 물건을 힘줘 쥘 때 통증이 있다면 골프 엘보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팔꿈치 바깥쪽이 아프고, 손목을 손등 쪽으로 드는 동작을 할 때 아프다면 테니스 엘보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골프를 즐기다가 다쳤을 때 꼭 안쪽만 아픈 것이 아니라 바깥쪽이 아픈 경우도 많으니, 증상만으로 골프 엘보 또는 테니스 엘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골프나 테니스를 치지 않아도 팔꿈치가 아픈 경우가 흔하다. 주로 팔과 손목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팔꿈치만 약간 아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방치하면 목 디스크처럼 팔이 저리면서 기분 나쁜 통증이 지속된다. 그러면 세수하거나 단추를 잠그는 등의 사소한 일상생활을 하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

테니스 엘보나 골프 엘보가 생기면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염증이 가라앉고 손상된 근육과 힘줄이 아물 때까지 절대적인 안정가료를 해야 한다. 안정가료가 끝난 후 적절한 근력운동을 통해 손상된 근육이나 힘줄을 회복하는 것이 수순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팔꿈치나 손목을 쓰지 않으면서 절대적인 안정과 휴식을 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식사를 하거나 세수하거나 옷을 입거나 하는 등의 아주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할 때 혹은 회사에서 키보드·마우스를 쓸 때 손이나 손가락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휴대폰을 자주 사용한다. 요즘엔 거의 모든 일을 휴대폰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화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 길을 찾거나 날씨를 검색할 때도 휴대폰을 조작한다. 이런 휴대폰을 팔꿈치나 손목이 아프다고 딱 끊고 쓰지 않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빨리 회복하고 싶다면 최대한 손목이나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휴식을 취하면서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하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반면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아도 잘 낫지 않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고질병이 돼 계속 고통받을 수 있으므로 초기에 잘 쉬면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