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지금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이라고 상상하라” [서평]
‘시간’은 현대인에게 가장 부족한 자원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시간이 넘쳐나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방송에 출연하고, 가정에도 충실한 것처럼 보이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그런 예다. 일론 머스크 역시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여러 기업을 동시에 경영하면서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거인의 시간>은 이렇게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비법을 들여다본 책이다. 저자 어맨사 임버는 조직 심리학자이며, 행동과학 컨설팅 회사인 인베티움 설립자다. 구글, 애플, 레고 등의 기업에 일하는 방식을 컨설팅하는 그는 이 책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매일 아침, 지금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이라고 상상하라” [서평]
책은 일종의 사례집이다. 여러 인물들의 노하우를 들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구글에서 일했던 제이크 냅은 10여 년 동안 ‘할 일 목록’에 의존해 살았다. 문제는 할 일 목록에 끝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다른 방식을 고안했다. 하루에 딱 한 가지라도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저는 스스로에게 ‘지금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이라고 상상해 보자. 어떤 일이 오늘의 하이라이트이기를 바라는가? 어떤 일에서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낄 것 같은지 한 가지만 골라보자’라고 말합니다.”

많은 시간이 하루를 시작할 때 낭비되곤 한다. 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도 있다. 바로 ‘헤밍웨이 트릭’이다.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글이 술술 써질 때 거기서 딱 멈춰야 한다”고 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작가 로알드 달도 글을 쓸 때 빈 종이를 마주하는 두려움을 피하려 같은 전략을 썼다.

레이첼 보츠먼 옥스퍼드대 경영대 초빙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다음 날 아침에 전날 멈춘 문장을 이어서 쓰면 정말 쉽게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전날 마무리 지은 일을 다음 날 새롭게 이어서 시작하려면 더 힘들어요. 마치 차량 엔진 시동을 새로 켜는 것과 같죠.”

이 외에도 온갖 방법들이 책에 담겼다. 이메일 확인은 하루에 3회, 정해진 시간에 하라고 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20분씩 나 자신과 회의하는 시간을 가지라고도 한다.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외주를 주라고 하고, 스마트폰은 업무 중에 사물함에 넣어두는 식으로 멀리하라고 말한다.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지만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공부 잘하는 방법을 담은 책을 읽는다고 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이런 책도 한계가 있다. 사실 우리는 어디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이를 막을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행동이 ‘작심삼일’에 그치는 게 문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