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영동대 신설 휴먼레저음악과 20명 진출…4일 입학식 개최
대학 측 장학금 제공 혜택…향후 장애인 합창단 조직 모색
"수능 문턱 못 넘었던 지적발달장애인들, 대학 입학 꿈이뤘어요"
대학 생활을 고대했던 강원 강릉지역 지적발달장애인들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

3일 사단법인 강릉시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강릉영동대는 지적발달장애인 학생을 위한 휴먼레저음악과를 올해 처음 개설, 오는 4일 오전 입학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학과에 입학하는 지적발달장애인은 20명으로 나이는 20살부터 48살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수학능력시험을 보는 데 어려움이 있다 보니 꿈을 이룰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센터와 대학 측이 머리를 맞대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강릉영동대는 올해 성인 학과로 이 학과를 신설하고, 입학한 지적장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동안 장애인만을 위한 특수학과가 일부 대학에 개설된 적은 있으나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학과를 만든 것은 이번이 전국에서 처음이라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학교 측은 이들 학생으로 학과 내 한 반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하고, 교양 과목은 비장애인과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명희 강릉시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장은 "지적발달장애인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게 대학 캠퍼스를 걷는 것이어서 학과를 만들어 다닐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며 "장애인들이 이번처럼 한 과를 만들어 대학에 들어가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지적 장애가 있는 자녀들이 대학에서 공부하며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애 학생들은 비장애인과 비교하면 지능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일부 분야에서는 더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입학하는 지적장애 학생들은 드럼과 색소폰 연주, 난타 등 음악에 소실이 있다.

김덕래(26)씨의 어머니인 차경순(54)씨는 "아들이 대학에 다니고 싶다고 말해도 그동안 여러 가지 불편 사항 때문에 보낼 수 없었다"며 "난타를 좋아하는 아들은 이번 대학 입학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학과 신설은 학생뿐만 아니라 학생 수 감소라는 현실과 맞닥뜨린 대학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릉영동대는 이들을 위한 음악뿐만 아니라 스포츠 레저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업에 포함할 방침이다.

나아가 장애인 합창단을 조직, 지방자치단체의 합창단원처럼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하현철 교수는 "센터는 학생들의 음악 치료에 관심이 있었고, 학교는 올해 신입생 대상 성인학과를 개설하기로 해 이 학과를 신설하게 됐다"며 "그동안 대학에서 특수교육 아동을 모집한 경우는 있지만 장애인 학생을 단체로 받은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능 문턱 못 넘었던 지적발달장애인들, 대학 입학 꿈이뤘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