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천재' 앤서니 김(39·미국)이 12년 만에 필드에 돌아온다.

미국 골프채널은 25일 소식통을 인용해 "앤서니 김이 3월 1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LIV 골프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85년생 교포 선수인 앤서니 김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3승을 거뒀고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0년 마스터스 3위에 오르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로 주목받았다. PGA투어 역사상 5번째로 25세 전에 3승을 따내는 기록도 세웠다. 앞서 4명은 필 미컬슨,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애덤 스콧(호주)이다.

2008년 라이더컵에서 미국 대표로 나서며 미국 골프팬들에게 짜릿한 순간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캡틴을 직접 설득해 일요일 단식에 가르시아의 상대로 나서 5-4로 승리를 거뒀고, 미국 대표팀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27세였던 2012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은 뒤 은퇴했다. 간간이 복귀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공식 대회에 나온 적은 없다. 2015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앤서니 김은 "은퇴 후 어깨 회전근, 허리, 손 등에 6∼7번 수술을 받았다"고 몸 상태를 전했다.

일부에서는 그가 부상에 따른 보험으로 수령한 보험금 1000만달러(약 133억원)이 복귀를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수로 복귀하면 이 보험금을 돌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복귀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자금으로 운영되는 LIV가 이 보험금을 상쇄하고도 남을 막대한 계약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LIV는 커트 탈락없이 운영돼 출전만으로도 막대한 상금을 벌어갈 수 있다.

앤서니 김의 복귀로 LIV가 올 시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2년 출범한 LIV는 미컬슨, 가르시아,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캐머런 스미스 등을 영입했지만 인기를 모으는데는 실패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계랭킹 3위 욘 람을 영입했고, 이번에 앤서니 김까지 출전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