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사회장 "의사수 적지 않아…형사처벌 문제부터 해결해야"
대전성모병원 인턴 21명 전원 사직…오늘부터 출근 안 해
대전성모병원 인턴들이 전원 사직하고 16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성모병원 소속 인턴 21명 전원이 전날 병원에 사직서를 내고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무기한 결근에 들어갔다.

1년간 인턴 과정을 포기하겠다는 취지의 수련포기서는 아니고, 자체적으로 만든 사직서 양식으로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레지던트 48명도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사직서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

대전성모병원 전공의는 전체 의사(200명) 가운데 34.5%(69명)다.

현재까지는 별다른 진료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있으나, 당장 이날 오후부터 응급의학과 인턴 4명이 빠지는 만큼 빈자리를 교수들이 채워야 할 상황이다.

이밖에 신경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외과, 내과 등 주요 과목을 중심으로 인턴들이 근무하고 있어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

만성질환 때문에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불안해하고 있다.

간 질환으로 3개월마다 병원을 찾고 있다는 한 60대 여성은 "CT를 찍어보라고 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평소보다 채혈하는 데 더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충남 금산에 거주하는 김모(69·여)씨도 "고혈압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고 있는데, 파업이 계속되면 진료 보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로비에 설치된 TV에서 흘러나오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으로 인한 의사들의 집단 반발 관련 뉴스를 근심 어린 표정으로 지켜봤다.

이날 오전 보건복지부가 대전성모병원에 대해 실사에 나선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을지대병원 등 대전지역 다른 종합병원들은 현재까지 전공의 집단 사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은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우리나라 의사 수가 적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환자가 원할 때 바로 진료를 볼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형이나 재활 분야는 전공의 지원율이 100%가 넘는다"면서 "의사 수가 적은 것이 아니라 터무니없는 저수가, 형사처벌 우려 등 때문에 산부인과와 소아과, 외과 등 기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