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에게 술값을 계산한 미담에 대해 얘기 중인 배우 조진웅. /사진=유튜브 채널 '테오' 캡처
소방관에게 술값을 계산한 미담에 대해 얘기 중인 배우 조진웅. /사진=유튜브 채널 '테오' 캡처
"화재 현장에 가서 나보다 먼저 생명을 구하면 그걸로 족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 사람을 먼저 구하고 맨 마지막에 나오는 게 소방관이어야 한다고."

배우 조진웅이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TEO 테오'에 출연해 소방관과 나눈 대화의 일부를 공유하며 한 말이다. 조진웅은 "이분들은 다른 게 필요 없다"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 수 있는지 너무 존경스럽다. 좀 더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조진웅이 술집에서 소방관의 술값을 계산해줬다는 미담이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엑스(X.옛 트위터)에 한 누리꾼은 "소방관 친구랑 술을 먹고 있는데 만취한 조진웅이 먼저 다가와서 '잘생긴 친구 직업이 뭐예요?'라고 물어봐서 소방관이라고 했다"면서 "그랬더니 (조진웅이) 그 자리에서 대성통곡하며 '너무 고생 많다'고 했고, 엉엉 울면서 (술값) 계산까지 하고 나갔다"고 전했다.

이 글은 조회수 130만회를 훌쩍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조진웅은 "내 후배도 그렇고 (주변에) 소방관인 친구들이 있다"며 "그 후배한테 소방관의 현실이나 이런 걸 들었을 때 '어떻게 하면 이런 대우가 개선될까' 고민하던 중, 옆자리에서 소방관분들을 마주쳤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일화를 몇 개 듣는데 (소방관들에게) 정말 고마웠다"며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내가 계산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소방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달 16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박성연 의원이 한길리서치를 통해 서울의 소방공무원 76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지역 소방공무원의 86%는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로는 사명감이 70.2%로 제일 많았고, 직업 안정성, 사회적 보람, 자긍심 등이 뒤를 이었다.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공장 화재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 31일 오후 7시 47분께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불이 나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센터 소속 두 구조대원이 안타깝게 순직한 사건이 발생했다.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다.

당시 이들은 출동 지령을 받고 현장에 8분 만에 도착, 건물 안에 공장 관계자 등 구조 대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부로 진입했다. 1층 주 출입구를 통해 4인 1조로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이들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에서 인명을 검색하다가, 급격히 연소가 확대하는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