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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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증시 상승에 1조원어치를 베팅했다. 특히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설 때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에 뭉칫돈을 풀었다. 일단 하락세를 끊어낸 증시가 추가로 밀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이 의견은 엇갈린다. 증시가 곧 반등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짧은 기간 대내외 변수를 해소하기 어려워 바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서 전일까지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KODEX 레버리지'(8529억원)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628억원)다. 한 달도 채 안 된 기간 동안 두 종목이 1조원을 빨아들인 것이다.

이들 두 상품은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수익률의 두 배 수익을 내는 것으로 상승장이 예상될 때 투자하는 대표적 종목들이다. 지수 방향성이 적중하는 경우에는 같은 투자금으로 두 배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고변동장에서 단기매매 용도로 인기가 많다.

이 기간 레버리지 ETF의 덩치도 커졌다. 올 들어 23일까지 설정액 추이를 보면 'KODEX 레버리지'의 설정액(투자자들이 ETF에 넣은 투자원금)이 7018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하락장이 예상될 때 사는 곱버스 상품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선 2940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개인들이 증시 바닥을 확신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 속절없이 떨어지던 시장지수가 최근에는 하락세를 끊어내고 반등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수는 최근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적어도 2400선 중반에선 지지를 받고있는 상태다. 개인들은 지금의 진정세가 상승세로 추세를 바꿀 때라고 내다본 것이다.
전일인 2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전일인 24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한편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반기 증시에 대해 '박스권 전망'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에 대해 개인들은 관성적으로 지수가 과도하게 올랐다 싶으면 사고 반대면 판다. 다만 최근처럼 매매액이 클 경우에는 방향성에 대한 전망이 들어갔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크게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상황에서 '5월 금리인하론'에 시선이 옮겨간 만큼 그 즈음까지는 지금의 지수 수준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상승 흐름을 점치는 시선도 나온다. 지금의 악재들이 하반기로 갈수록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추가 하락보단 반등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5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연착륙할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도 실적 개선 기대가 뒤로 밀리긴 했으나 방향성 자체는 개선으로 가고 있으며, 중국 경기도 연중 개선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