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에서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되고 있다. /한경DB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에서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되고 있다. /한경DB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도요타가 2023년에도 신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질주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 르네상스’가 가속하면서 이 부문에 강점을 지닌 도요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3위인 현대자동차·기아도 하이브리드카를 비롯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1, 2위를 추격하고 있다.

○도요타 4년 연속 세계 1위

'하이브리드카 르네상스'…도요타 독주 속, 폭스바겐·현대차 추격
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도요타는 렉서스와 다이하쓰 등 브랜드를 합쳐 작년 11월까지 1020만 대를 판매해 4년 연속 세계 1위를 확정했다. 업계에선 도요타가 12월에도 최소 80만 대를 팔아 지난해 1100만 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2위 폭스바겐은 지난해 총 924만 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730만 대로 3위에 올랐고 스텔란티스와 제너럴모터스(GM)가 각각 600만 대 이상의 판매 실적으로 4, 5위에 랭크됐다.

도요타의 성장이 지속된 것은 하이브리드카 약진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장분석 업체 콕스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전년 대비 65% 증가해 전체 시장의 8%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46% 늘어난 전기차 판매 증가세를 앞질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까지 합치면 미국 신차 열 대 가운데 한 대가 엔진과 모터를 결합한 차량이다. NYT에 따르면 미국 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90%는 도요타, 혼다, 현대차·기아가 차지했다. 도요타는 미국 판매량의 29%에 해당하는 64만 대 이상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채웠다. 최근 북미 지역 폭설과 한파로 테슬라 등 순수 전기차가 운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또다시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6월 출시되는 2025년형 캠리는 하이브리드 모델로만 구성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오토살롱 2024’에서 “엔진에 배터리·모터를 접목한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역대 최고 실적 현대차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 3위를 지킨 현대차·기아는 27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종전 최대였던 2022년의 17조원보다 10조원가량 많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등 ‘고급 차’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의 하이브리드카 열풍도 현대차·기아 실적에 보탬이 됐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국내 자동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하이브리드카는 147만8101대로, 1년 전보다 35만9495대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최다 판매 차종인 그랜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솔린 모델보다 1만 대 이상 더 팔렸다. SUV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아 쏘렌토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5만7000대)이 가솔린 모델(2만8702대)의 두 배 가까이 판매됐다.

○유럽 시장 맹주 폭스바겐

도요타를 맹추격 중인 폭스바겐도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 늘었다. 한때 폭스바겐의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 판매량이 323만6100대로 2022년보다 1.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유럽과 북미에서 선전했다.

유럽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19.7% 증가한 377만4500대, 북미 시장 판매량은 17.9% 늘어난 99만3100대를 기록했다. 전기차는 총 77만1100대를 팔아 전년 대비 34.7%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 병목으로 밀려 있던 대규모 주문이 해소된 덕분이다.

지프와 푸조, 피아트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스텔란티스는 전년 대비 5.9% 정도 늘어난 약 635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신차 판매량이 16% 증가한 스페인을 비롯해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시장에서 선전했다. 전기차 판매는 14%가량 늘어나 시장 점유율 14.2%를 기록했다.

GM은 지난해 홈그라운드인 미국 시장에서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260만 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산하 브랜드 가운데 뷰익은 소형 SUV 엔코어GX, 준대형 SUV 엔클레이브 등이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61% 늘어났다. 쉐보레 캐딜락과 GMC 등의 판매 역시 고르게 증가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