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양말 첼리스트' 한재민 "무반주 첼로도 충분히 매력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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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콩쿠르 이후 알 깨고 나온 느낌"
콩쿠르 쇼스타코비치 연주때 빨간 양말 첫선…"드레스처럼 곡 느낌 보여주려 했죠" "첼로 리사이틀을 하면 피아노와 같이하는 게 당연하게 생각되잖아요.
하지만 첼로도 솔로 악기로서 충분히 매력 있어요.
"
클래식 음악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지난 한 해를 누구보다도 바쁘게 보낸 첼리스트 한재민(18)이 2024시즌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 선정됐다.
한재민은 19일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게 돼 기쁘고 영광"이라며 "상주 음악가라고 하면 한 해 (공연장의) 간판이 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매 무대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부진 각오에도 '간판'이라는 단어를 말할 때 낯부끄러운 듯 웃는 모습에서 10대 소년의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음악에 관한 질문에는 나이 지긋한 음악가처럼 진중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어디를 가나 이름 앞에 붙는 '최연소'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너무 감사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한재민은 1년 동안 자신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2차례 관객을 만난다.
3월 27일에는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 10월 30일에는 헝가리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와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함께 트리오 리사이틀을 연다.
한재민은 피아노 반주나 다른 악기 없이 오직 첼로의 선율만으로 공연장을 채우는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에 대해 "올해 손에 꼽으면서 기다리는 연주 중 하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은 많이 연주되는 포맷은 아니지만, 가슴 속에서 꿈꿔왔던 프로그램"이라며 "80분을 첼로라는 악기 한 대로 채운다는 점이 설레고 기대되지만, 부담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의 메인디시는 코다이의 첼로 소나타"라며 "코다이 곡은 성향이나 느낌이 저랑 잘 맞고, 끝나고 나면 남는 희열이 정말 세 손가락 안에 꼽는다"고 설명했다.
10월 공연의 협연자는 한재민이 직접 섭외했다.
꼭 한 번 함께 연주하고 싶었다는 크리스토프 바라티는 별다른 친분이 없는 데도 이번 공연 제안을 흔쾌히 수락해줬다고 했다.
박재홍과는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선후배 사이로 수많은 음악 동료 사이에서도 우선해 찾은 피아니스트라고 했다.
세 사람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트리오를 들려준다.
한재민은 박재홍에 대해 "같이 실내악을 하면 너무 편하다"며 "밸런스를 기가 막히게 맞춰주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첼로 신동'으로 불린 한재민은 2021년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재민은 이 대회 결선에서 소련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곡을 연주하며 빨간 양말을 신고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연주회에서도 빨간 양말을 신고 나오면서 연주 도중 살짝살짝 보이는 빨간 양말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한재민은 "여성 연주자들은 드레스로 그날의 곡에 따라 드레스를 매치할 수 있는데, 남자 연주자들은 다 같은 정장을 입는다"며 "저도 뭔가 해보고 싶었는데 양말이 생각나서 근처 백화점에 가서 빨간 양말을 사 신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가 나와서 이후 연주 때는 거의 빨간 양말을 신고 있다"고 웃었다.
한재민은 2022년 윤이상 콩쿠르에서도 우승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고, 이후 쏟아진 러브콜에 바쁜 연주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한재민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콩쿠르 이후 알을 깨고 나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직 많이 어리고, 배울 게 많지만, 음악가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고민을 혼자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고민하고 있고, 언제쯤 이 고민을 끝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그 과정에서 음악을 대할 때 이전보다 더 근본적인 요소들을 보려고 하고, 초심으로 음악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는 연주 환경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한재민은 지난해 하반기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났다.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첫 자취생활을 해외에서 시작하게 됐다.
같은 건물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도 거주하지만, 바쁜 연주 일정 때문에 자주 볼 기회는 없다고 했다.
또 새 악기에도 적응 중이다.
그는 현재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1697년산 조반니 그란치노 첼로를 대여받아 사용하고 있다.
한재민은 새 악기에 대해 "많이 친해진 것 같지만, 아직은 쉽지 않다"며 "그래도 소리를 내다보면 제가 내고 싶은 소리와 악기가 원하는 소리가 맞았을 때 아름다운 악기라고 느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콩쿠르 쇼스타코비치 연주때 빨간 양말 첫선…"드레스처럼 곡 느낌 보여주려 했죠" "첼로 리사이틀을 하면 피아노와 같이하는 게 당연하게 생각되잖아요.
하지만 첼로도 솔로 악기로서 충분히 매력 있어요.
"
클래식 음악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지난 한 해를 누구보다도 바쁘게 보낸 첼리스트 한재민(18)이 2024시즌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 선정됐다.
한재민은 19일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게 돼 기쁘고 영광"이라며 "상주 음악가라고 하면 한 해 (공연장의) 간판이 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매 무대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부진 각오에도 '간판'이라는 단어를 말할 때 낯부끄러운 듯 웃는 모습에서 10대 소년의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음악에 관한 질문에는 나이 지긋한 음악가처럼 진중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어디를 가나 이름 앞에 붙는 '최연소'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너무 감사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한재민은 1년 동안 자신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2차례 관객을 만난다.
3월 27일에는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 10월 30일에는 헝가리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와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함께 트리오 리사이틀을 연다.
한재민은 피아노 반주나 다른 악기 없이 오직 첼로의 선율만으로 공연장을 채우는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에 대해 "올해 손에 꼽으면서 기다리는 연주 중 하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은 많이 연주되는 포맷은 아니지만, 가슴 속에서 꿈꿔왔던 프로그램"이라며 "80분을 첼로라는 악기 한 대로 채운다는 점이 설레고 기대되지만, 부담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의 메인디시는 코다이의 첼로 소나타"라며 "코다이 곡은 성향이나 느낌이 저랑 잘 맞고, 끝나고 나면 남는 희열이 정말 세 손가락 안에 꼽는다"고 설명했다.
10월 공연의 협연자는 한재민이 직접 섭외했다.
꼭 한 번 함께 연주하고 싶었다는 크리스토프 바라티는 별다른 친분이 없는 데도 이번 공연 제안을 흔쾌히 수락해줬다고 했다.
박재홍과는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선후배 사이로 수많은 음악 동료 사이에서도 우선해 찾은 피아니스트라고 했다.
세 사람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트리오를 들려준다.
한재민은 박재홍에 대해 "같이 실내악을 하면 너무 편하다"며 "밸런스를 기가 막히게 맞춰주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첼로 신동'으로 불린 한재민은 2021년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재민은 이 대회 결선에서 소련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곡을 연주하며 빨간 양말을 신고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연주회에서도 빨간 양말을 신고 나오면서 연주 도중 살짝살짝 보이는 빨간 양말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한재민은 "여성 연주자들은 드레스로 그날의 곡에 따라 드레스를 매치할 수 있는데, 남자 연주자들은 다 같은 정장을 입는다"며 "저도 뭔가 해보고 싶었는데 양말이 생각나서 근처 백화점에 가서 빨간 양말을 사 신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가 나와서 이후 연주 때는 거의 빨간 양말을 신고 있다"고 웃었다.
한재민은 2022년 윤이상 콩쿠르에서도 우승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고, 이후 쏟아진 러브콜에 바쁜 연주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한재민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콩쿠르 이후 알을 깨고 나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직 많이 어리고, 배울 게 많지만, 음악가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고민을 혼자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고민하고 있고, 언제쯤 이 고민을 끝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그 과정에서 음악을 대할 때 이전보다 더 근본적인 요소들을 보려고 하고, 초심으로 음악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는 연주 환경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한재민은 지난해 하반기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났다.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첫 자취생활을 해외에서 시작하게 됐다.
같은 건물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도 거주하지만, 바쁜 연주 일정 때문에 자주 볼 기회는 없다고 했다.
또 새 악기에도 적응 중이다.
그는 현재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1697년산 조반니 그란치노 첼로를 대여받아 사용하고 있다.
한재민은 새 악기에 대해 "많이 친해진 것 같지만, 아직은 쉽지 않다"며 "그래도 소리를 내다보면 제가 내고 싶은 소리와 악기가 원하는 소리가 맞았을 때 아름다운 악기라고 느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