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출이자 환급 등 2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안을 발표한 은행권의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3000억원 안팎의 이자를 돌려주는 4대 은행이 속한 4대 금융지주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이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순이익(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추정치는 1조831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인 2조4798억원에 비해 26.1% 감소한 수치다.

은행권은 다음달부터 개인사업자 대출 2억원 한도로 연 4%를 초과하는 금리에 대해 1년간 이자 납부액의 최대 90%를 돌려준다. 4대 은행은 환급액을 작년 4분기 영업비용에 60~80% 반영하는 형태로 회계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럴 경우 모회사인 4대 금융의 영업이익이 5~10%가량 줄어든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이 상생금융에 투입하는 3430억원의 80%인 2744억원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할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1.2% 줄어든 3조511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 여파로 KB금융의 순이익도 컨센서스에 40% 가까이 못 미치는 39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작년 전체 순이익도 4조7621억원으로 금융지주 사상 첫 순이익 ‘5조 클럽’ 달성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이 이자 환급액의 80% 수준인 2500억원을 실적에 반영하면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1.5% 줄어든 3조2610억원으로 추산된다. 순이익도 컨센서스를 25.8% 밑도는 5672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상생금융에 따른 비용 증가로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컨센서스보다 각각 9.9%, 33.7% 못 미치는 5986억원과 2739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