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등 수천명 이용하는 '자립해냄'…여가부, 각종 오류 인지 못해
가출 청소년 자립 돕는 정부 앱, 20개월째 업데이트 안돼 '방치'
가출 청소년 등에게 입소 가능한 쉼터를 안내하고 자립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설치 오류 등 각종 문제가 장기간 발생해왔지만, 이를 관리하는 여성가족부 등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여가부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2021년 말 출시된 '자립해냄' 앱에는 학교 밖 청소년과 가출 청소년 등에게 현재 위치에 기반해 주변 쉼터의 정보를 제공하고, 입소 가능 여부를 안내하는 기능이 담겼다.

직업 준비, 주거 관리, 근로계약서 작성법 등 자립과 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제공하며, 필요한 경우 온라인 채팅 등으로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립에 성공한 가정 밖 청소년의 경험담을 볼 수 있는 '멘토멘티 게시판'도 마련됐다.

출시 반년 만에 청소년 3천290명이 사용할 정도로 반응도 좋았고, 이후로도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해 5천회가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5월 11일을 마지막으로 앱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상 적어도 두세달에 한 번씩 정기 업데이트를 통해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고, 신규 서비스를 추가해 앱 기능의 안정화를 유지하는데 이런 작업이 20개월째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해당 서비스의 각종 오류를 지적하는 글이 다수 올라온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 쉼터를 이용하기 위해 검색을 했는데 해당 지역에 있는 쉼터 정보가 나오지 않았고 ▲ 화면이 아예 뜨지 않고 ▲ 오랜 시간 로딩되면서 메뉴가 노출되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한 이용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좋은 취지로 마련돼 유용한 내용이 실린 앱인 '자립해냄'이 다운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공공기관 앱이 1년 반 만에 사라지는 것을 처음 봤다"고 썼다.

실제로 해당 앱을 내려받기 위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접속하면 '이 앱은 이전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현 기기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가출 청소년 자립 돕는 정부 앱, 20개월째 업데이트 안돼 '방치'
앱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 여가부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을뿐더러 큰 문제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앱 설치 등의 문제가 있다는 걸 인지해야 했는데 그 부분까지 체크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업데이트가 장기간 되지 않는 부분도 면밀히 챙겨나가겠다"고 해명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기능 개선을 해왔고, 웹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라 매번 업데이트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지난해 8월에 구글로부터 앱 가동을 위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전달받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류 및 업데이트 작업을 마치고 나면 앞으로 1∼2주 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