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사진=현대차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사진=현대차
올해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예약한 현대자동차 그랜저(사진)가 3년 만에 연 10만 대 판매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반도체 공급난으로 억눌렸던 생산이 정상화하면서 판매가 회복된 결과다. 동시에 ‘가성비’ 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경차·소형차 3종이 올해 최다 판매 10위 안에 진입했다.

2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그랜저는 올 1~11월 국내에서 10만7589대 팔렸다. 판매 2위인 기아 쏘렌토(7만7795대)와의 격차가 3만 대에 달해 올해 베스트 셀링 카 자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국내 승용차 판매 1위가 연간 10만 대를 넘은 것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그랜저가 지난해 쏘렌토에 빼앗겼던 판매 1위를 탈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SUV 대세론’을 막진 못했다. 지난달까지 판매 2~4위는 기아 쏘렌토와 기아 카니발(6만6352대), 기아 스포티지(6만4348대)가 나란히 차지했다. 5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 현대차 싼타페(4만3317대)도 8위에 올랐다. 반면 판매 10위 안에 든 세단은 그랜저와 아반떼(5위·6만2068대), 제네시스 G80(9위·4만2534대)가 전부였다. 현대차 쏘나타(14위·3만4274대)는 처음으로 톱10 밖으로 밀려났다.

경차와 소형차의 선전도 돋보였다. 기아 셀토스(4만7580대)와 레이(4만7525대)가 각각 6, 7위에 올랐다. 지난해 유일한 순위권이었던 현대차 캐스퍼(4만1248대)는 10위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 톱10 안에 경·소형 차종이 두 개 이상 든 것은 2017년 후 처음이다. 반면 체급이 큰 팰리세이드와 K8은 판매량이 줄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 위축과 신차 가격 상승,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수입차 시장에선 BMW(6만9552대)와 벤츠(6만8135대)가 막판까지 연간 1위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이달까지 BMW가 1위를 지킨다면 8년 만에 벤츠를 제치게 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