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셀레믹스 대표가 최근 서울 본사에서 “내년에 수출 원년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DB
이용훈 셀레믹스 대표가 최근 서울 본사에서 “내년에 수출 원년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DB
“내년에는 미국과 인도에서 ‘타깃 캡처 키트’의 해외 매출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해외 진출 원년이 될 것입니다.”

최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만난 이용훈 셀레믹스 대표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지점을 설립하고,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에도 자회사 설립을 마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미·인도 시장 본격 공략

셀레믹스는 미국 지사에 연구개발(R&D) 팀장과 해외 영업사원 등을 보내 북미 시장에서 직접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미국 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클리아랩) 등에 회사의 주력 제품인 타깃 캡처 키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타깃 캡처 키트의 가격과 성능을 내세워 규모가 있는 랩들과 공급 논의를 시작했다”며 “현재 샘플을 보내 내년 1분기에 테스트를 거치면 본격 공급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인도에서의 타깃 캡처 키트 주문량은 지난해 대비 30% 이상 늘었다. 인도에서 규모가 큰 상위 5개 실험실 중 세 곳과 거래 및 샘플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했다. 내년에는 현지에 설립한 자회사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현지 영업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인도 시장은 높은 성장성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사업을 확장하는 지역”이라며 “미국과 함께 가장 큰 차세대유전자분석(NGS)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를 양대 성장동력으로 삼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진단키트 원료 기술 확보

타깃 캡처 키트는 전체 유전자에서 특정 유전자 영역의 염기서열을 분석(시퀀싱)하는 데 활용된다. 전장유전체 분석이 바이러스의 모든 유전자 정보를 확인하고 전체 염기서열 구조를 분석하는 것과 달리 타깃 캡처 키트로는 유전체 전체 영역에서 특정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만 따로 잡아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셀레믹스 외에도 엔젠바이오 등이 타깃 캡처 기술을 활용한 NGS 키트를 공급한다. 셀레믹스가 이들 기업과 차별화된 점은 타깃 캡처 키트에 사용되는 원료를 직접 생산한다는 것이다. 다른 기업은 원료 생산 기업으로부터 원료를 구매한 뒤 회사의 키트에 맞도록 ‘디자인’해 타깃 캡처 키트를 제조한다. 셀레믹스는 서울대병원, GC지놈, 디시젠 등 국내 대형병원과 업체 등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타깃 캡처 키트의 원료를 직접 제조 및 공급하는 업체는 일루미나 등 6곳이다. 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95%에 이른다.

2010년 설립된 셀레믹스는 초기부터 공학과 바이오 기술을 접목해 타깃 캡처 키트 원료를 개발해왔다. 이 대표는 “기존 업체들보다 가격이 20~30% 낮다”고 했다.

○내년 매출 회복세 탈 것

셀레믹스는 질병관리청에 코로나19 유전체 전장분석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에 지난해까지 80억원의 연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 수요가 사라지면서 올해 매출은 줄었다. 이 대표는 “내년 타깃 캡처 키트의 해외 매출이 늘면서 2022년(87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혈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액체생검 분야에서는 아이엠비디엑스와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셀레믹스는 아이엠비디엑스의 3대주주다.

또 올해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진행한 비용 효율화로 내년엔 적자 규모가 대폭 줄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흑자 전환이 목표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