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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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하락세를 걷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에 화색이 돌고 있다. 부동산 매입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에 의존하는 리츠 특성상 금리 인하는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리츠는 지난달 초부터 4일까지 10% 넘는 상승률을 보이는 등 강세를 띠고 있다.
죽쑤던 리츠 '상승 모드'…한달 새 11% 올랐다

금리 인하 기대에 반등 나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상장 리츠 23개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1.47%로 집계됐다. 최대주주가 변경되며 주가가 154% 넘게 오른 모두투어리츠를 빼도 평균 상승률은 4.98%였다.

상장 리츠들은 올 하반기 부진을 이어왔다. 23개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7월 -4.98% △8월 0.77% △9월 -1.81% △10월 -3.81% 등이었다. 그러다 지난달 두 자릿수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과 은행 대출 등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수익과 시세 차익을 배당한다. 연간 배당수익률이 5~6%대인 점을 투자 매력으로 내세우지만 은행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이자 비용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한다. 대체 상품인 채권 금리가 높아지면서 투자자에게 더욱 소외당했다.

그러나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재차 동결하면서 시장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하자 리츠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 국면이 끝났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자금조달 능력 등 유의해야


모두투어리츠를 제외하고 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신한서부티엔디리츠가 12.71% 올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인천 스퀘어원, 동대문 나인트리호텔, 용산 그랜드머큐어 같은 호텔 및 복합쇼핑몰 등에 주로 투자한다. 이어 KB스타리츠(12.26%), ESR켄달스퀘어리츠(10.63%), 제이알글로벌리츠(10.55%), 롯데리츠(10.26%), 이지스밸류리츠(9.36%) 등도 같은 기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리츠가 부동산 시장보다 선행하는 특성상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금리 변화에 타 자산군 대비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거나 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할 경우 주식 대비 높은 성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리츠 투자 때는 자금 조달 능력, 투자 자산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직 본격적인 금리 인하가 시작되지 않았고, 일부 해외 오피스빌딩은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상장 리츠들의 차입금 중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 규모는 4조240억원에 달한다. 올해 만기 도래액(1조7993억원)의 2.2배 수준이다.

당장 이달 차입금 차환이 필요한 리츠도 다수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오는 14일 255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차입 당시의 연 이자율은 2.22% 수준이어서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