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만 하면 나도 방판원"...온라인서 '방판 신화' 재현하는 코리아나화장품
'방문판매' 문화를 선도하며 1990년대 태평양·한국화장품 등과 함께 국내 3대 화장품회사로 꼽혔던 코리아나화장품이 방문판매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확장한다. 코리아나화장품이 몇 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일환이다. 오랜 방문판매 노하우를 온라인으로까지 확장해 유통경로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코리아나화장품이 12월1일 오픈하는 방문판매 온라인 특화몰 라비댜샵 이미지. 코리아나화장품 제공
코리아나화장품이 12월1일 오픈하는 방문판매 온라인 특화몰 라비댜샵 이미지. 코리아나화장품 제공

○직접 방문 않고 온라인으로 영업


코리아나화장품은 다음 달 온라인 방문판매 특화 쇼핑몰 '라비다샵'을 연다고 30일 발표했다. 라비다샵은 기존의 대면 영업 시스템을 온라인 유통채널에 접목한 새로운 온라인 사업 모델이다. 일일이 고객의 집을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판매실적과 인센티브 관리도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1988년 설립된 코리아나화장품은 방문판매를 중심으로 10여년 만에 화장품 업계 3위로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화장품 로드숍이 생기고, 뒤이어 올리브영 같은 H&B스토어들이 득세하면서 방문판매가 수요가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매출도 꺾였다. 여기에 몇 년 전 불어닥친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강화되면서 방문판매 시장이 더욱 쪼그라들었다.

방문판매가 위축되기는 했지만, 코리아나화장품에서는 여전히 방문판매의 매출 비중이 25~30%에 달한다. 기존 방문판매 인력도 700여명 수준이다. 이런 코리아나화장품이 온라인 방푼판매몰을 오픈한 건 30년 넘게 유지해온 방문판매 시스템을 온라인 시장에 이식해 방문판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회원가입만 하면 판매원 등록 '끝'

코리아나화장품 '앰플엔' 토너. 코리아나화장품 홈페이지
코리아나화장품 '앰플엔' 토너. 코리아나화장품 홈페이지
온라인 방문판매원이 되기 위한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 것도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함이다. 라비다샵에 온라인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자동으로 판매원으로 등록된다. 코리아나화장품 관계자는 "판매원 활동에 필요한 최소 실적을 없애고 출퇴근 없이 활동이 가능하도록 근무 제한을 두지 않는다"며 "필요할 때마다 주문하면 곧바로 고객에게 배송되는 온라인 주문 시스템 덕분에 재고 부담이 전혀 없다는 점도 기존 방문판매와의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방문판매를 온라인 영역으로까지 확장한 사례는 또 있다. 과거 '아모레 아줌마'라고 불린 방문판매원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웠던 아모레퍼시픽도 방문판매를 '뉴커머스'라 명명하고 유튜브와 SNS를 활용한 디지털 영업이 가능한 온라인 판매망 '에딧샵'을 론칭하기도 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방문판매 외 유통망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방문판매뿐 아니라 시판, 홈쇼핑, 수출, OEM·ODM, 피부관리샵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 중이다. 현재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브랜드 '앰플엔'이 올리브영에 입점한 바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