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손진책, 국수호, 박범훈.  국립극장 제공
왼쪽부터 손진책, 국수호, 박범훈. 국립극장 제공
세종대왕이 먼저 세상을 떠난 왕비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1447년 한글로 지은 찬불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이 독창·중창·합창에 동서양의 관현악이 결합한 대형 칸타타로 재탄생한다.

국립극장은 올해 서울 장충동 이전 50주년을 기념한 기획 공연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을 다음달 29~31일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종이 지은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작가 겸 시인 박해진이 쉬운 현대어로 풀어 쓴 노랫말에 작곡가 겸 지휘자 박범훈이 곡을 붙인 칸타타 ‘21세기 월인천강지곡’을 초연한다.

연출가 손진책과 안무가 국수호가 제작진으로 참여해 연극적 구성과 무용이 결합한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극장의 세 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서양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모두 313명이 무대에 오른다.

1950년 서울 태평로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의사당)에서 창립된 국립극장은 서울 명동 등을 거쳐 1973년 10월 17일 장충동으로 터를 옮겨 개관했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28일 “국립극장이 남산 시대를 연 이후 50년간 축적한 창조적 역량을 집약하는 무대”라고 말했다.

‘세종의 노래: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지은 원문처럼 석가모니의 생애를 담고 있다. 박해진은 원문의 ‘도솔래의’를 ‘흰 코끼리 타고 오신 세존(석가모니의 다른 이름)’으로 옮기는 등 우리말로 쉽게 풀어 썼다. 손진책은 “조선시대 최고 커플인 세종과 소헌왕후가 월인천강지곡을 나눠 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세존 역은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김준수가 맡는다. 세종 역의 김수인, 소헌왕후 역의 이소연을 비롯해 민은경 유태평양 등 창극단 주역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