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군인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가자지구와의 국경에서 장갑차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AP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가자지구와의 국경에서 장갑차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AP
이스라엘 군 고위 관계자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침공을 경고한 보고서를 받고도 "상상 속의 시나리오"라며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3일(현지시간) 관계자 두 명을 인용해 이스라엘방위군(IDF) 가자지구 보초병들이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하기 몇 주 전 남부사령부 최고위 정보 장교에게 상세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하마스가 여러 지역 국경 초소를 폭파하고 이스라엘 영토로 진입해 키부츠(이스라엘 집단 공동체)를 점령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마스가 인질 납치 리허설을 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있었다. 보초병들은 국경에서 수집된 비디오와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공격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군 당국이 이 보고서를 무시한 것은 가자지구를 경제지원을 통해 완전하게 장악했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과신 때문이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하마스가 즉각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침공은 하지 않으리라는 게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판단이었다. 정보 당국은 보고서 묵살에 대한 징계 조치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