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22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콘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8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전날 복지부가 대학들의 의대 정원 확대 수요 조사를 발표한 뒤 처음 협상에 나선 것이다.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 작심한 듯 먼저 입을 열고 "(정부에서) '핵폭탄'을 날리셔서 우리 협상단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필수·지역의료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충분히 논의한 다음에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는데 조사 결과를 먼저 발표했다"며 "이는 고양이(대학)한테 생선이 몇 마리씩 필요하냐고 묻는 것과 똑같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전날 의대 정원 수요 조사 결과 발표 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이대로 정원 확대를 강행하면 총파업 등 2020년 파업 수준을 넘어서는 강경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 막 의대 정원 증원의 첫발을 뗀 상황에서 벌써 의료계에서는 총파업과 강경 투쟁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병원의 인력이 부족하고, 수억원 연봉으로도 의사를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면서도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데 반대하는 모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정책관은 의대 정원 수요 조사에 대해 "정원을 늘리려면 학교에서 교육할 수 있어야 하니까 진행한 조사였다"며 "세부적으로 학교별 교직, 교원의 수, 수련받는 병원의 역량까지 조사했다. 이를 고려해야 정원을 늘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한 차례 설전을 벌인 양측은 모두발언 직후 회의를 마쳤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