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잠재 구매자들이 신뢰 거둬 주택판매 감소…건설사들 더 위험"
2천만채 추산 中 분양 후 건설 중단…"주택문제 악순환 유발"
총 2천만채로 추산되는 중국 내 분양 후 건설 중단 주택 문제가 갈수록 커져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가운데 헝다(恒大·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 해외 채권을 제때 상환하지 못한 5곳의 총 계약 부채는 지난 6월 기준 약 2천660억달러(약 345조5천억원)에 달한다.

분양됐지만 완공되지 못한 중국 내 전체 주택 수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지만, 이를 통해 개략적인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이 가운데 비구이위안의 계약 부채는 지난 10월 약 830억달러다.

비구이위안은 올해 들어 약 46만채의 아파트를 완공해 인도했다고 최근 밝혔다.

대다수 중국 부동산업체는 주택 완성 전에 미리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전판매 방식으로 사업을 벌인다.

노무라증권의 루팅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전역의 분양 후 미완공 주택을 약 2천만 채로 추산했다.

이들 주택을 완공하는 데 4천400억달러 이상이 필요하며, 결국 중국 정부가 부족한 자금을 메워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문제는 오히려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건설사가 늘어나면서 중국 전역에 걸쳐 공사 지연과 주거지 개발 정체라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은 건설사들이 건설 프로젝트를 끝내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주택 시장에 대한 신뢰를 거뒀다.

이는 신규 주택 판매가 줄어들어 건설사들이 더 위험에 처하게 되는 악순환을 낳았다.

완공이 늦어지자 일부 주택 구매자들은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중국 중앙정부는 주택 완공을 돕기 위해 정책 은행과 지방 정부를 통해 48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배정했다.

이와 함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대형 시중은행들이 이런 목적으로 건설사들에 대출할 경우 최대 270억 달러의 자금을 무이자로 융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상업은행들의 무이자 융자 집행은 지난 9월 기준 3%에 불과한 실정이다.

주택도시농촌건설부와 재정부 등 정부 부처가 주택 준공 자금으로 얼마나 지출됐는지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건설부는 지난 8월 1년 만에 165만 채 이상의 아파트가 완공돼 인도됐다고 밝혔다.

일부 자금 압박을 받는 건설사의 임원들은 상업은행들의 대출 기준을 맞출 수 없으며, 적격 사업 선정 과정이 불투명하고 도시마다 달라 지자체로부터 융자도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몇몇 은행은 건설사들의 디폴트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토지 등 충분한 담보가 있을 때만 대출해주겠다고 선을 그었다.

ANZ은행의 베티 왕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분야의 확실한 바닥 탈출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주택 인도를 촉진하는 데 신중한 견해를 취하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