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은 전날 인천공항 현장검증을 끝으로 지난달 30일 발부된 영장 집행을 마치고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세관 직원 4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들의 휴대전화, 통신 내역, 세관 CC(폐쇄회로)TV 및 현장검증을 위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 4명이 올해 1월27일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들이 인천공항에 입국할 때 검역 절차를 눈감아줘 총 24kg의 필로폰을 밀반입하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인으로 구성된 3개 마약 조직이 올해 1∼9월 화물과 인편을 이용해 국내에 들여온 필로폰 74kg의 일부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1월27일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이 세관을 통과한 시간대의 CCTV 파일은 확보했지만, 복원에는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검증에서는 조직원들이 세관 직원 4명을 대면해 피의자를 식별토록 하려 했지만 세관 직원 1명은 다른 지역으로 발령 나 만나지 못했다.
경찰은 확보한 휴대전화와 통신 내역 등을 통해 마약 조직과 범행을 논의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말레이시아 조직원들로부터 지난 1월 입국 전에 현지 마약 총책에게서 '한국 세관이 너희들을 알아보고 빼낼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출국 전에 해당 총책이 사준 옷을 입고 전신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이 한국 총책을 거쳐 세관 직원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안내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앞선 현장 조사에서 세관 직원 3명을 특정하고 당시 자리를 비운 1명에 대해서도 사진을 보고 일치하게 지목했다.
수사팀은 검찰에서 반려된 세관 직원들의 계좌 거래내용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도 재신청해 대가성 금품 지급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는 전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 비위 혐의 수사 성격상 진행 상황을 일일이 설명해 드릴 수 없다"면서도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다각도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