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흔들리고 충청 직격탄"…'이슈 주도권 열세' 비판론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이 초대형 이슈로 부상하며 정국을 집어삼키고 있는데도 민주당은 아직 공식적으로 찬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일단 여론의 향방을 지켜보겠다는 전략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이처럼 어정쩡한 모습으로는 총선 앞 이슈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할 사안"이라며 "이는 단순히 던질 이슈도, 바로 결정하고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내 전반적 기조가 사실상 반대론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가 이른바 '서울 위성도시' 표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부 때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구사한 '서울 뉴타운 전략'에 속절 없이 참패했던 트라우마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여론 지형상 우리도 강하게 반대하는 것이 맞지만 그랬다가 오히려 여당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며 "말도 안 되는 뉴타운 공약에 당했던 것을 반면교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지도부는 김포시 숙원 사업인 '지하철 5호선 연장'으로 맞불을 놓았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5호선 연장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및 착수'를 정부·여당에 촉구했다.
그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검토"는 물론 "국회 국토상생발전 TF(태스크포스) 설치" 등 역제안도 추가로 내놓았다.

유기홍 의원은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포 출퇴근 인구의 85%가 서울로 출퇴근한다'는 여당의 주장을 두고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김포 인구 47만명 중 14.6%인 6만 명이 서울로 출퇴근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민의힘 홍철호 경기 김포을 당협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김포시민 1천750명을 조사했더니 (서울시 편입에) 84%가 찬성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알고 보니 국민의힘 당원 교육 후 그 당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것이다.
84% 안 넘은 게 이상하다"고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명확히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는 '의사 정원 확대'에 이어 '메가 서울'까지 번번이 여당에 이슈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는 불만과도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 때 김포가 지역구였던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은 이날 라디오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지방자치, 노무현 대통령의 균형발전 정책을 계승하는 당"이라며 "그런 정체성 입장에서 보면 단호할 필요가 있는데 당이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