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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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국 투자 공모펀드들이 장기 수익률에서 ‘무더기 반토막’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보유하고만 있어도 연 2%대의 높은 보수를 지급해야 하는 상품이 다수다. 반등을 기다리며 높은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운용사 가릴 것 없이 모두 부진

수익률 반토막, 보수는 年 2%…중학개미 한숨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중국 투자 액티브 펀드인 ‘한화차이나H 스피드업 1.5배’는 지난 3년(2020년 11월 1일~2023년 11월 1일)간 -58.2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알리바바, 메이퇀, 텐센트,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우량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장기 우상향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중국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펀드 자산은 절반 이하로 내려갔다. 총보수는 펀드클래스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C1클래스 기준 연 2.21%를 내야 한다.

‘KB 통중국 그로스’는 같은 기간 -54.8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CATL, BYD, 융기실리콘자재 등 섹터를 가리지 않고 중국 전체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다. C5 클래스는 연 2.03%의 총보수를 받는다. 다른 KB 통중국 시리즈 펀드 역시 반토막이 났다. 고배당 전략을 추구하는 ‘KB통중국 고배당’은 같은 기간 -51.57%, 4차산업 테마에 투자하는 ‘KB통중국 4차산업’은 -47.49%의 수익률을 냈다.

‘우리템플턴차이나드래곤’(-49.86%) ‘하나UBS China’(-49.12%) ‘신한차이나오퍼튜니티’(-47.46%) 등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44.8%) ‘삼성GREATCHINA’(-44.29%) 역시 부진했다.

운용사를 가릴 것 없이 일제히 성과가 부진하다. 운용사와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 독자적인 포트폴리오 및 투자전략이 모두 통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중국 시장이 우상향할 것’이라며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손절매하자니 손실 규모가 너무 크고, 반등을 기다리자니 언제 올지도 모르는 상승 시점까지 높은 보수를 매년 내야 해서다.

○“손절보다는 버텨라”

다수 전문가는 중국 시장이 중장기 반등 여력이 있는 만큼 당장 손실을 확정하기보다는 기다리는 게 그나마 나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반등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적어도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부동산시장 리스크, 정치·정책 리스크, 미·중 갈등 등 중국 시장 관련 악재는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빅테크 등 중국 유망 산업 비중이 높은 펀드는 반등 시점이 상대적으로 빠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사모운용사 임원은 “미국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중국 유망 산업도 나름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실적을 내기 시작하면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보유 펀드가 일반 소비재 기업 비중이 높다면 AI나 빅테크 비중이 높은 펀드로 갈아타 손실 난 펀드끼리 비중을 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